반박 나선 팀 킴 “팬들 선물-편지도 뜯어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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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들 4년째 상금 배분 안해”… 컬링연맹도 “숙박비 등 불투명”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컬링 여자 은메달을 획득한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왼쪽부터)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지도자들의 부당대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컬링 여자 은메달을 획득한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왼쪽부터)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지도자들의 부당대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은 자신과 가족들이 이끌어 온 조직보다 선수들이 더 커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선수들이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성장을 방해했다.”(‘팀 킴’ 주장 김은정)

경북체육회 컬링 지도자(김 전 부회장, 김민정 여자팀 감독, 장반석 총괄감독)가 전횡을 일삼았다는 호소문을 냈던 ‘팀 킴’(경북체육회) 선수들(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 폭로를 하고 지도자 교체를 주장했다. 선수들은 “팀을 분열시키려는 감독과는 운동을 할 수 없다. 우리를 제대로 훈련시켜 줄 지도자와 의성컬링훈련원에서 계속 훈련하고 싶다. 또한 훈련원이 김 전 부회장의 소유물이 아니라 선수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분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지도자들의 인권 침해 문제를 거듭 제기했다. 김선영은 “우리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팬들이 보낸 선물과 편지를 항상 뜯어진 채로 받았다. 김 감독의 확인을 거친 뒤에야 (선물 등이) 우리에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김은정은 “지도자들은 우리가 외부와 연결되면 자신들의 통제를 벗어날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도자들이 주장인 김은정이 결혼 후 임신을 계획했다는 이유로 팀 훈련에서 제외시키는 등 팀을 분열시키려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선수들은 “여자 선수가 임신을 계획했다는 이유로 운동을 그만두어야 하는지 의문이다”라고 했다.

상금 배분과 관련한 문제도 제기했다. 선수들은 “지도자 측이 공개한 상금 사용 명세는 장비 구입과 교통비 등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2014년까지는 선수들에게 상금이 배분됐으나 자신들이 월드투어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시작한 2015년부터 배분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은정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총상금은 1억 원 정도 되지만 배분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의성에서 훈련을 실시한 지도자들이 대한체육회로부터 수령한 훈련 지원 기금(숙박비 등)을 투명하게 집행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나왔다. 연맹 관계자는 “2016년 지도자 측은 선수들이 의성의 여관에서 생활했다면서 숙박비 영수증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우리는 모텔 등에서 생활한 적이 없다. 아파트를 숙소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연맹 관계자는 “지도자 측은 연맹 지원금에 대한 영수증도 제출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은 김민정 감독의 자질 문제를 재차 거론했다. 김영미는 “과거에 김 감독과 선수로 같이 활동한 적이 있지만 결승전 같은 중요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선수였다. 훈련 때도 1시간을 못 버티는 등 끈기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올림픽 당시 팀 킴의 외국인 지도자였던 피터 갤런트 코치(캐나다)도 이날 공개된 입장문에서 “김 감독은 선수들보다 전문성이 떨어졌다. 또 김 감독은 연습 시간의 10%만 링크장에 나왔다. 그래서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훈련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팀 킴#컬링#김경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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