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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정세진]‘코리안 드림’의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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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정세진]‘코리안 드림’의 대박

정세진 논설위원 입력 2018-11-15 03:00수정 2018-11-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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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외국인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시절, 능숙한 한국어로 말을 걸어오는 백인은 십중팔구 모르몬교 선교사들이었다. 지금도 한국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모르몬교도가 60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무료로 영어를 가르치면서 교리를 전파한다. 선교사 신분이 아닌 모르몬교도들도 국내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면서 돈을 벌겠다는 ‘코리안 드림’을 꾸기도 한다. 독일의 정보기술(IT) 기업인 SAP에 80억 달러(약 9조 원)를 받고 시장 및 여론조사 소프트웨어 업체인 퀄트릭스를 매각한 라이언 스미스(40)도 한국에서 영어강사를 했던 모르몬교도다.

▷스미스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강사들이 마냥 학생을 기다릴 때 일주일간 아파트 5000가구에 강습 전단지를 돌리며 많은 돈을 벌었다”며 “이게 내 기업가 정신의 시작”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경험이 인생 초기에 잘한 행동 가운데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2002년 미국 유타주 부모님 집 지하 방에서 퀄트릭스를 창업했다고 한다.

▷모르몬교의 본거지인 유타는 자연환경이 좋아 관광산업이 발달했다. IT 기업 창업자의 대박이 실리콘밸리가 아닌 유타에서 나왔다는 점은 미국 언론도 흥미로워하고 있다. 모르몬교의 가족 중심 문화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과 달리 퀄트릭스를 가족이 지분 87.6%를 소유한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 덕에 스미스 가족은 이번 매각대금의 대부분인 약 70억 달러를 챙길 수 있었다.

▷스미스의 부모는 그가 13세 때 집에서 2마일 떨어진 곳까지 자동차를 몰고 가서는 5명의 형제자매를 내려놓고서 “취직을 할 때까지 집에 오지 마라. 원하는 게 있다면 나가서 그것을 가져와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한다. 스미스의 한국 영어강사 생활도 이런 경험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가 그의 성공 스토리에 관심을 갖는 것은 요즘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벤처 정신을, 그것도 외국인이 한국에서 다져 성공을 거뒀다는 묘한 아이러니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정세진 논설위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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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드림#몰몬교#퀄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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