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 올해 하반기 최악 잿빛 스모그로 “콜록콜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4일 2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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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질량지수 최악 6급…건강한 사람도 아예 외출하면 안될 정도
앞이 안 보이는 장면 찍어 “신선 나오는 풍경 같지만, 이건 스모그” 자조

사진 출처=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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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北京)과 주변 지역이 14일 올해 하반기 최악의 미세먼지 스모그에 뒤덮였다. 이날 베이징 거리는 온통 잿빛으로 가시거리가 200~500m에 그쳤다. 마스크를 쓴 시민으 크게 늘었고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노약자가 속출했다.

베이징시 환경보호검측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베이징의 ‘공기질량지수(AQI)’는 최악으로 심각한 수준인 6급(300이상)을 기록했다. 중국은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중심으로 한 AQI 지수를 가장 양호한 1급에서 가장 심각한 6급으로 구분한다. 애초 중국 당국은 이날 공기 질량이 가장 심각한 단계보다 한 단계 아래인 5급(201~300)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최악의 스모그가 출현한 것이다. AQI가 300을 넘어가는 6급은 건강한 사람도 아예 외출을 피해야 할 정도의 스모그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이날 베이징의 대기 질은 세계보건기구(WHO) 초미세먼지(PM2.5) 권고기준의 10배를 넘어섰다.

사진 출처=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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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베이징과 톈진(天津)시, 허베이(河北)성, 허난성 25개 도시에서 심각한 대기 오염을 가리키는 황색경보가 내려졌다. 황색경보는 AQI가 하루 평균 200을 넘어서는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질 때 발령된다.

또 이날 오전 베이징은 짙은 안개까지 겹쳐 가시거리가 200~500m에 그치는 ‘시계 제로’ 상황이 닥쳤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 외곽 도로인 6환 도로의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됐고 베이징과 주변 도시를 연결하는 13개 고속도로 일부 구간도 폐쇄됐다.

중국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 잿빛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베이징 거리 사진을 올리며 “이게 진짜 스모그”라고 자조했다. 한 운전자는 운전 중 앞이 안 보이는 동영상을 찍어 “흐릿한 구름 같지만 아쉽게도 이건 선경(仙境)은 아니다. (짙은 스모그다) 모두들 안전에 주의하자”라고 올렸다.

사진 출처=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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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은 7일부터 겨울 난방이 시범 운영됐고 15일부터 공식 난방이 시작된다. 보통 난방철이 본격화되는 겨울에 스모그가 심각해지지만 지난해 겨울에는 강력한 대기오염 방지 정책으로 심각한 스모그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중국 기상당국은 베이징 스모그를 날씨 요인으로만 설명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에 직면한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둔화를 피하기 위해 환경오염 규제를 완화한 데 따른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달에는 리간제(李干杰) 중국 생태환경부장이 직접 나서 “(대기오염 규제를 이유로) 산업시설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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