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13세기 트로이 전쟁 포로들이 세운 도시 ‘테네아’ 유적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4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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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군 침략에도 원형 유지…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화 이어내

그리스 문화부가 13일(현지 시간) 공개한 고대 도시 ‘테네아’ 발굴유적지의 항공사진. 석조 벽체와 바닥 등 거주공간의 흔적이 보인다. AP/그리스 문화부
그리스 문화부가 13일(현지 시간) 공개한 고대 도시 ‘테네아’ 발굴유적지의 항공사진. 석조 벽체와 바닥 등 거주공간의 흔적이 보인다. AP/그리스 문화부

기원전 약 1200년경에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트로이 전쟁으로 멸망한 트로이 출신 포로들이 그리스로 붙잡혀와 세운 도시 ‘테네아’의 자취가 발견됐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그리스 문화부는 “고고학자인 엘레나 코르카 고대문화유산담당 디렉터가 이끄는 발굴 팀이 테네아가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공개된 발굴유적지 항공사진에는 30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벽과 거주공간의 흔적이 드러나 있다. 코르카 디렉터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독특한 구조의 건물 개구부, 벽체와 바닥, 도기들을 출토했다”고 말했다.

테네아 유적의 위치는 그리스 북부 본토와 남부 펠로폰네소스 반도를 잇는 항구도시 코린트의 남서부 지역이다. 고대 그리스의 지리학자이자 역사가인 스트라본(BC64~AD24)은 “테네아는 다른 이주민 정착지보다 큰 번영을 이뤄 자치 정부까지 수립했다”고 기술했다. 기원전 146년 코린트를 침략한 로마군이 수많은 도시를 파괴하고 유물을 약탈했을 때도 테네아는 무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세월 이 지역에서 계속된 발굴 작업을 통해 1846년에는 ‘테네아의 쿠로스’라고 이름 붙여진 미소년 대리석상, 1984년에는 상류층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담긴 석관이 발견됐다. 2013년 테네아 발굴을 시작한 코르카 팀은 지난해 이곳에서 로마 시대 그리스 상류층 인물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들을 발견했다. 이 무덤에서는 정교하게 도금된 청동 이파리 조각, 금반지, 금화 등이 출토됐다.

코르카 디렉터는 “발굴된 유물 중에는 로마 시대의 여신 비너스와 큐피드의 모습을 새긴 램프와 도기들도 있다”며 “이는 그리스와 로마 시대 문화를 이어냈던 테네아의 독특한 가치를 보여주는 자료”라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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