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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에 빠진 스페인 셰프 “한식은 亞요리 마지막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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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에 빠진 스페인 셰프 “한식은 亞요리 마지막 보물”

박용 특파원 입력 2018-11-14 03:00수정 2018-11-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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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샘표 스튜디오 근무 비아르네스
샘표는 미국 뉴욕시가 ‘음식료 특구’로 조성 중인 로어맨해튼에 한국 장과 레시피를 소개하는 연두컬리너리 스튜디오를 열었다. 12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샘표 연두컬리너리 스튜디오에서 만난 자우메 비아르네스 수석 셰프(40)는 “뉴욕을 넘어 세계에 한국 장 문화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한식은 아시아 요리의 마지막 ‘보물(treasure)’입니다. 한국의 장(醬)은 중국 일본도 베끼지 못하는 ‘한국 고유의 맛’이죠.”

된장 간장 고추장 등 한국 장 문화와 사랑에 빠져 세계 굴지의 요리과학연구소 수석 셰프 자리를 박차고 나온 스페인 요리사가 있다. 스페인 알리시아재단 수석 셰프로 일하다 한국 식품회사 샘표가 9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 문을 연 연두컬리너리 스튜디오 수석 셰프로 자리를 옮긴 자우메 비아르네스 씨(40)가 주인공이다.

알리시아재단에서 일하던 비아르네스 셰프는 2012년부터 샘표와 ‘한국 장 프로젝트’ 연구를 5년간 공동 연구하다 한국 장 문화의 매력에 빠졌다. ‘장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장을 세계 각국의 조리법 식재료와 접목할 수 있는 ‘장 콘셉트 맵’과 150가지 ‘장 레시피’가 개발됐다. 그는 이 연구 결과를 12일(현지 시간) 맨해튼 연두컬리너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글로벌 장 워크숍’을 통해 뉴욕에서 활동 중인 한인 셰프 10명에게 공개했다.

비아르네스 셰프는 이날 “한국의 장이 서양 음식과 어울릴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 놓고 요리 과학을 이용해 검증했다”며 “피시소스(액젓)는 음식의 성격까지 바꿔버리지만 한국 장은 어떤 요리도 침범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서양 음식과 가장 호환이 잘되는 장은 ‘고추장부터 간장, 된장’의 순이었다는 결과도 내놨다.

그는 된장이 섞인 ‘된장 버터’를 바른 찐 감자, 쫀득한 치즈가 특징인 맥앤치즈에 치즈 대신 된장을 넣는 파격도 선보였다.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스페인식 오믈렛 레시피에 된장을 넣는 상상력도 발휘했다.

“된장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 아들한테 스페인식 된장 오믈렛을 먼저 맛 보였더니 된장이 들어간 건 모르고 ‘뭔가 다른 데 맛있다’고 하더군요.(웃음)”

한국 장을 서구 음식에 접목시키려는 노력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강한 향”이라며 “케이팝처럼 서양 사람이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즈의 향이 강해도 즐기는 것처럼 한국식 장 문화에 곧 익숙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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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 전통 간장은 투명하고 더 깊은 향과 맛이 있고 일본 간장은 색이 더 진하며 더 부드러운 편”이라며 “한국 간장을 키스하듯이 입을 대고 향을 깊게 들이마시면 한국 시골 농가에서 맡았던 장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간장이 마시기 편한 대중 와인이라면 한국 간장은 오래 숙성된 고급 와인에 가깝다고 비유했다.

비아르네스 셰프는 “한국인이 세계에서 채소를 가장 많이 먹는다”며 “한국 음식의 70%가량이 채소인 것은 산악지대가 많아 가축을 기르기 쉽지 않은 지형과 발달된 장 문화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한국의 장 문화가 서양인들의 채소 소비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식을 다시 섹시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한식이 쿨하거나 섹시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 한식을 요리하는 사람은 줄고 인스턴트 음식만 넘쳐날 수 있습니다.”

한식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 “일본 요리는 공산품처럼 흔해졌다”며 “뉴욕을 시작으로 한국의 장을 세계에 알리는 새로운 모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아내와 7세, 10세 자녀를 스페인에 두고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까닭이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뉴욕 샘표 스튜디오 근무#비아르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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