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줄기세포 치료 새로운 길 열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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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세포 만들어 뇌에 직접 주입… 日연구진, 세계 처음으로 성공

일본 교토대 다카하시 준(高僑淳) 교수팀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만든 신경세포를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50대 환자의 뇌에 주입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9일 현지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인간의 신경세포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환자의 뇌에 주입한 것이다. 파킨슨병에 줄기세포 치료를 시도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연구진은 먼저 건강한 사람의 체세포에서 얻은 iPS를 다시 분화시켜 만든 신경세포 240만 개를 환자의 좌측 두개골을 뚫고 특수 주사기로 주입했다. 1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iPS는 척수, 망막, 간 등 기존 의료기술로 치료가 어려웠던 난치병 부위에 주입하면 새로운 세포로 자라난다. 황우석 전 서울대교수팀이 개발했다고 주장했던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기술’과 비슷하지만 난자가 필요 없어 윤리문제에서 자유롭다. 다만 만능줄기세포는 몸속에서 암세포로 바뀔 우려가 있어 실용화의 걸림돌이 돼 왔다.

일본 연구진은 iPS를 아예 실험실에서 신경세포로 분화시킨 다음 다시 몸속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암 발생 위험을 줄였다. 줄기세포 전문기업 ‘스템랩’의 오동훈 대표는 “iPS는 자기 몸에서 얻은 세포를 분화시켜 쓰는 ‘자가이식’이 기본인데 이번엔 건강한 타인의 세포를 이용했다”면서 “암 발생 우려를 덜 수 있고 대량생산에도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타인의 신경세포이기 때문에 환자가 장기간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한다. 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서 발생하는 일부 거부반응은 완전히 피하기 어려워 연구진도 경과를 보고 있다. 연구진은 부작용 여부를 면밀히 살펴 6개월 후 오른쪽 뇌에 다시 한번 신경세포를 주입할 계획이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파킨슨병#줄기세포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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