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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 복 많은 황금돼지해에 출산”… 예비 맘 카페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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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 복 많은 황금돼지해에 출산”… 예비 맘 카페 들썩

유재영 기자 입력 2018-11-10 03:00수정 2018-11-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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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황금돼지해’… 웨딩-출산 마케팅 등 분위기 가열 “황금돼지띠 예비맘들 소통해요!!”

“안녕하세요. 첫 아가고, 내년 3월에 출산해요. 서울 사시는 황금돼지띠 아가 예비맘들,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내요.”

요즘 임신이나 육아, 출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글이다. 내년 60년 만에 찾아오는 황금돼지해를 앞두고 출산을 앞둔 예비 맘들이 신이 났다. 대박 운이 절로 들어온다는 내년에 자신의 아기가 태어난다는 것을 여기저기 알리고 싶은 마음이 여기저기 넘쳐 난다. 한 예비 맘이 비슷한 처지의 맘들과 소통하자는 글에는 카카오톡이나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아이디를 올려놓고 소통을 하자는 답글이 수두룩하게 달렸다.

내년은 기해(己亥)년. 10개의 천간 중 기(己)는 노란색에 해당해 돼지해 중에서도 길운이 찾는다는 황금돼지해다. 2007년도에도 황금돼지해라며 출산 열풍이 불었다. 당시는 정해(丁亥)년이었다. 정(丁)은 음이자 화(火)에 해당해 그해는 붉은색 돼지해다. 한 풍수학 박사는 “중국에서는 고전명리학의 학설 중 하나인 납음오행(納音五行)에 기초해 정해년을 옥상토(屋上土)로 여겨 황금돼지해로 부른다”며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 2007년이 황금돼지해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정확히는 내년이 진짜 황금돼지해”라고 말했다. 60년 전인 1959년 1월 1일 동아일보 2면은 “금년은 기해년(己亥年)이다. 돼지 중에서도 누런 돼지다”라고 보도했다.

○ 유통·웨딩업계 ‘특수’ 노릴 준비

재물이 넘치고 큰 복이 온다는 황금돼지해를 앞두고 침체된 경기를 살리거나 낮은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지 모른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황금돼지해 특수를 대비해 이색 상품을 내놓는 등 발 빠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기해년 기념으로 황금돼지 골드바를 출시했다. 골드바 100g 이상을 구매하면 2019년 기해년 실버바 10g도 보너스로 준다. JW중외제약은 지체장애 1급인 류성실 작가의 작품 ‘민들레 홀씨처럼’을 담은 2019년 황금돼지해 달력을 제작했다. 골프 브랜드 젝시오는 돼지 일러스트를 그려 넣은 골프공을 출시했다. 새해 기념 선물로 부담스럽지도 않고 복을 전달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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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도 골드바와 돼지를 형상화한 순금 장식과 소품들이 속속 상품 리스트에 올라왔다. 아직 열풍이라 할 정도로 팔리는 숫자가 많지는 않다. 순금 3돈(11.25g) 복돼지 소장품은 65만8000원에 팔리고 있고, 순금 1돈(3.75g)짜리 황금돼지 장식이 달린 휴대전화 줄은 21만8000원에 나와 있다. 한국금거래소에서 출시한 1돈짜리 황금돼지 골드바의 가격은 21만2800원. 순금 돼지 10돈(37.5g) 장식물은 207만 원에 나왔다.

시기, 시즌별 영업 마케팅에 가장 민감한 유통업계는 업체별로 ‘황금돼지띠 마케팅’을 기획 중이다. 특정 십이간지가 맞물린 해에 특수를 누린 경험이 있는 데다 내년은 더욱 놓칠 수 없는 황금돼지해이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복과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돼지를 활용해 디자인 사은품 제작 및 이벤트 등 프로모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황금돼지를 활용한 캐릭터 의류나 가방 등 잡화 상품을 만들기 위해 개별 브랜드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웨딩업계도 황금돼지해를 맞아 예비 부부 고객이 늘 것으로 보고 채비를 하고 있다. 실제 2006년부터 2016년까지 혼인율이 가장 높았던 해가 2007년 정해년으로 혼인 건수가 34만4000건이었다. 몇몇 웨딩업체나 기업에서는 결혼 예식을 계약하면 순금 황금돼지를 선물하고 식대와 부대비용을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기획 중이다. 예비 신랑, 신부 중 1983년이나 1995년 돼지해에 태어난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예식 비용을 할인해주는 마케팅을 기획하는 곳도 있다.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아기들에게 주목하는 유아업계도 관련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돼지와 관련된 볼거리도 새해가 되면 방문객들로 붐빌 것으로 보인다. 경기 이천시 율면에 있는 국내 1호 돼지박물관은 황금돼지해를 맞아 다채로운 볼거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종영 이천돼지박물관 대표는 “60년 만에 찾아오는 황금돼지해를 기념하기 위해 과거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전부터 1970년대 사이 돼지 사육 환경과 전국 분포를 알 수 있는 소장 사진과 자료 등을 공개하는 특별전을 열고, 황금돼지 이미지를 브랜드화한 수제 맥주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7년 정해년 돼지해에 태어난 학생들이 박물관을 많이 방문했는데 진짜 황금돼지해는 내년이라고 말하니 많이 서운해했다”며 “이 학생들이 박물관에 찾아와 순수한 마음으로 돼지들에게 썼던 편지들을 공개하는 페스티벌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황금돼지해를 맞아 동물 복지의 중요성을 더욱 공론화하고 새로운 농촌 관광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돈업계도 황금돼지해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내년에도 돼지가 ‘밥상 위의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국산 돼지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현재 2019년 한돈 판매 촉진·판로 확대 운영 협력사와 사업별 홍보 협력사를 선정 중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황금돼지해에 걸맞은 마케팅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 가격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축산 컨설팅 전문회사인 정피엔씨(P&C)연구소는 최근 ‘돈가(豚價) 전망보고서’를 통해 2019년 돼지 kg당 평균 가격을 올해 4450원보다 0.4% 떨어진 4434원으로 예상했다. 양돈시장 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돼지 도축 마릿수를 1721만7000마리로, 내년 돼지 도축 마릿수는 0.7% 증가한 1735만4000마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도축 수가 늘어나면서 kg당 가격은 16원 정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 황금돼지해, 나라를 지배할 트렌드는?

새해를 맞아 사회를 바라보고 삶을 대하는 시민 의식과 소비 ‘트렌드’의 변화도 감지된다. 내년 황금돼지해의 트렌드를 예상하는 전문 서적들이 서점가에 나오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소비자학)가 쓴 트렌드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 2019’도 그중 하나다. 온라인 서점인 예스24에서 11월 들어 2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정도로 관심이 크다. 영풍문고의 10월 31일∼11월 6일 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김 교수는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타인 지향성이 높은 현대 소비자들이 자기 연출에 더욱 빠질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내년 소비 트렌드를 꼽았다. 올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등을 트렌드 키워드로 제기한 김 교수는 ‘콘셉트(Concept)’를 2019년 주 트렌드로 들고나왔다. 콘셉트는 어떠한 작품이나 제품, 공연, 행사 등에서 드러내려고 하는 주된 생각을 말하는데, 결국 소비자들이 이제는 콘셉트를 구매하는 데 열중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기업 등이 마케팅을 넘어 ‘콘셉팅’을 해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생각이다. 김 교수가 돼지해에 맞춰 내놓은 내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 10가지는 △콘셉트 연출 시대 △1인 마켓 시대(1인 미디어, 1인 쇼핑몰 등 혼자서 하는 사업이나 세일즈) △뉴트로(New-tro), 복고 열풍 △필환경시대(쓰레기 배출량을 반드시 ‘제로’로 해야 한다는 것) △감정대리인(말 대신 감정을 표현해주는 이모티콘처럼 일반화된 감정 서비스) △데이터 인텔리전스(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소한 것까지 판단하는 데이터 지능이 의사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환경) △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여러 기능이 한곳에 집약되는 곳) △밀레니얼 가족 증가(밥 잘해주는 엄마가 아닌 밥 잘 사주는 엄마로 자신을 가꾸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새로운 가족 탄생) △자기애, 나나랜드(타인의 시선보다는 나 개인의 특수성과 독자성을 기준으로 삼는 것) △매너 있는 소비자, 워커밸(Worker-Customer-balance) 등이다. 김 교수는 “돼지는 예부터 행운과 재복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그래서인지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기대를 걸게 된다. 서로서로 좋은 해라고 덕담을 나누고 결혼을 서둘러 하고, 돼지해에 맞춰 아이를 낳고 이사를 하고 사업을 하면 결과적으로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산율 반전은 없다?

특히 복과 재물운을 타고난다는 돼지해에 출산율의 반전이 있을지도 관심사다. 통계를 보더라도 돼지해에는 ‘베이비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2018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국내 인구 5177만8544명 중 실제 1971년 돼지해(신해년)에 태어난 인구가 94만4179명으로 가장 많았다.

2007년 정해년 돼지해에도 앞뒤 해와 비교해 출산율이 반짝 상승했다. 그해 출생아 수는 49만7000명으로 전년도인 2006년 45만2000명보다 4만5000명이 증가했다. 합계출산율도 1.13명에서 1.26명으로 크게 상승했다. 그래서 2007년생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2014년에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등 일부 지역 초등학교에서 교실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07년 이후 출산율은 다시 떨어지다가 2010년 경인(庚寅)년 백호랑이띠(1.23명), 2012년 임진(壬辰)년 흑룡띠 해(1.30명) 등 특정 해에 다시 출산 붐이 일어 출산율이 치솟았다. 그러다가 지난해까지 합계출산율이 1.05명으로 떨어졌다.

2009년부터 9년 연속 인구 감소세를 보이는 일본도 내년이 황금돼지해인 데다 5월 1일 차기 일왕 즉위도 예정돼 있어 관심이 높다. 왕이 바뀌면 새로운 연호가 사용되기 때문에 원년 베이비를 낳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국내에서는 황금돼지해 변수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저출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을 위한 국민행복카드 신청 건수가 9만33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만1509건보다 감소한 것이 근거다. 전년 대비 7.9% 줄었다.

대다수 임산부는 50만 원 한도의 진료비 결제가 가능한 국민행복카드를 신청한다. 그래서 신청 숫자는 출생아를 가늠할 수 있는 예고 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3분기 신청자 대부분은 이듬해 출산이 예정된 임신부들이다. 신청 건수로만 보면 내년 출산율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젊은 세대들에게 황금돼지띠의 ‘프리미엄’이 임신과 출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황금돼지해#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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