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 꿈꾸던 고려인 3세 부부…화마에 자녀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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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21일 2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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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소방본부 대원들이 지난 20일 오후 7시42분쯤 경남 김해시 서상동 원룸에서 불이나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경남소방본부 제공)© News1
경남소방본부 대원들이 지난 20일 오후 7시42분쯤 경남 김해시 서상동 원룸에서 불이나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경남소방본부 제공)© News1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건너온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고려인 3세 부부가 한순간 화마에 자녀들을 잃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전날인 20일 오후 7시42분쯤 경남 김해시 서상동 원룸 1층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고려인 3세 부부의 자녀 2명이 목숨을 잃는 등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들 부부는 2016년 7월 말 취업방문비자로 입국해 김해시 주촌면과 진영읍의 중소기업에서 일해 왔다.

슬하에는 4살·12살 아들 2명과 14살짜리 딸아이가 있었다.

평소 부부가 직장에 일을 나가면 아이들은 각각 학교와 어린이집으로 등교·원 했다.

이들 5식구는 불이 난 건물 2층의 방 2개짜리 원룸에 살다가, 올해 8월 입국한 이모와 조카(13)와도 함께 지냈다.

이모의 남편은 모국에서 일하며 7명이 이곳에서 살았다. 7명이 살기에는 다소 좁을 수 있는 원룸에서도 큰 탈 없이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비극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찾아왔다.

건물에 불이 날 당시 부부는 고려인 모임 참석을 위해 집을 나갔고, 이모는 장을 보기 위해 약 30~40분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보호자의 부재 속에 아이들이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며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인 3세 부부의 4살짜리 아들은 당일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으며, 누나 역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이튿날 오후 숨을 거뒀다.

둘째 아들과 조카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다.

또 아이들이 한국말이 서툴러 ‘불이야’라는 말도 제대로 못 알아듣고 뒤늦게 상황을 인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이 한국어를 잘 못 알아듣고 상황을 늦게 파악하고 어떻게 대피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화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경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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