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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따릉이’ 가장 많이 빌려 간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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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따릉이’ 가장 많이 빌려 간 곳은?

정혜연 기자 입력 2018-10-20 11:17수정 2018-10-2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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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 반납 1~10위 살펴보니 … 공원, 젊음의 거리 등에 집중 분포
[shutterstock]
서울 도심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공공자전거 ‘따릉이’. 서울시가 2015년 시민의 편의를 높이고자 본격적으로 운영한 따릉이 서비스는 현재 자전거 2만여 대, 대여소 1200여 곳으로 빠르게 확대 공급됐다. 이용객 수도 3년 전 3만4000여 명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95만 명으로 늘었다. 이용요금은 1시간에 1000원, 2시간에 2000원으로 초과 시 5분마다 2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인기를 반영하듯 서울시는 2020년까지 자전거 2만 대를 더 공급할 계획이다.

대여 1위는 ‘여의나루역 1번 출구 앞’

따릉이를 타고 집에서 회사 혹은 학교까지 가는 걸 어떨까. 그러나 자전거도로가 제대로 깔려 있지 않다. 인도 혹은 차도로 달리려고 하면 양쪽에서 원성을 듣기 십상이다.

이런 열악한 환경을 고려하면 따릉이는 특정 지역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주로 어떤 사람이 어디에서 많이 이용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서울시 따릉이 데이터관리 주무부서에 9월 한 달 동안 이용률이 높았던 대여소와 반납대여소 1~10위 집계 자료를 요청했다.

서울시는 현재 대여소 이름을 대강의 위치로 표기하는 동시에 각 대여소에 번호를 붙여 정확히 어떤 대여소에 자전거가 넘치고, 부족한지 실시간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 따릉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서울시는 이를 매일, 매월 데이터화하고 있다.

예상대로 따릉이 이용 빈도가 가장 높은 대여소는 모두 서울 여의도에 있었다. 9월 한 달 동안 시민들이 자전거를 많이 빌려간 대여소 1위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1번 출구 앞(207)’으로 1만2791건이었고, 많이 반납한 대여소 1위는 여의동 ‘시범아파트 버스정류장 옆(222)’으로 1만2718건이었다(표 참조).

9월 한 달 동안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 빈도가 가장 높았던 대여소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1번 출구 앞(207)’이었다. [지호영 기자]
10월 중순 현장을 찾아가 눈으로 확인하니 이용 빈도가 높은 대여소는 그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여의나루역 1번 출구 앞은 바로 ‘여의도 한강공원’과 이어져 있었다. 왼쪽으로는 여의도공원, 오른쪽으로는 63스퀘어로 이동할 수 있는 여의도의 정중앙인 곳이라 빌려 가는 사람도, 반납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았다. 또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자리해 따릉이로 다리를 건너려는 이도 왕왕 있었다. 자전거 거치대만 50여 개로 다른 대여소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취재를 위해 머문 10여 분 동안 이곳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리거나 반납하는 사람은 10명이 넘었다. 평일 오후임을 감안하면 출퇴근시간이나 주말에는 이용객이 배로 늘어날 것 같았다. 이용객은 주로 20대 커플, 친구들과 여의도를 찾은 무리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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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대 커플은 이용 목적을 묻자 “여의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일찍 와서 한강공원을 한 바퀴 돈 뒤 일하는 장소로 이동한다”고 답했다. 그는 “날씨가 좋으면 거의 빠짐없이 자전거를 이용하는 편이다. 여의도는 자전거도로가 잘 돼 있어 다른 지역보다 자전거로 이동하기에 좋다. 다만 자전거도로에 주차를 좀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따릉이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서비스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5점은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은 “여의도공원 쪽에서 자전거를 빌려 용산까지 한번 가볼 계획이었다. 그런데 안장을 높일 수 없어 자전거가 많은 이곳 대여소에서 다른 자전거로 교체하려고 들렀다. 원효대교를 건너 용산까지 걸 건데, 친구들과 몇 차례 이용해봐 자전거 운행이 낯설지 않다”며 코스를 추천하기까지 했다.

여의도 31개 대여소 중 4개, 순위에 들어

금융업계 회사가 밀집한 여의도 특성상 30, 40대 직장인도 간혹 눈에 띄었다. 한 30대 남성은 자전거를 빌려 어디로 가느냐고 묻자 “회사가 근처인데 잠깐 외근을 나갔다 들어가는 길이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역에서 회사까지 걸어가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비가 내리지 않으면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 회사 앞에 대여소가 있어 반납하고 들어갈 수 있다”고 답했다.

반납대여소 1위인 ‘시범아파트 버스정류장 옆(222)’은 바로 옆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버스로 갈아타기에 매우 용이했다. 또 맞은편에는 63스퀘어가 자리해 한강공원을 돌아본 뒤 그곳에서 식사하거나 전망대를 이용하려는 이들이 자전거를 반납하기에 편리해 보였다. 또 인근에 시범아파트와 상가가 있어 주민들의 이용률도 높을 것으로 추정됐다.

대여, 반납 9위를 기록한 대여소도 여의도에 있었다. 대여 9위는 ‘IFC몰(210)’로 여의도공원 중앙부 맞은편이었다. 이곳은 여의도공원과 IFC몰을 잇는 횡단보도 인근에 자리하며 여의도환승센터, 버스정류장 등과도 인접해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여의도를 찾은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반납 9위는 여의도 ‘미성아파트 A동 앞(220)’이다. 이곳 역시 서울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 6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내 위치해 자전거 반납 후 지하철을 이용하기에 용이할 것 같았다.

여의도에는 총 31개의 대여소가 있는데 이 가운데 4개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려 가히 ‘따릉이 천국’으로 불릴 만했다. 자주 지나치던 여의도지만 따릉이 취재 목적으로 돌아보니 도로가 모두 평지인 데다 대부분 자전거도로가 마련돼 있어 대중교통보다 접근성이 더 좋은 듯했다.

따릉이 이용객이 많은 또 다른 이유는 한강공원, 여의도공원 등 마음 놓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여가공간이 인접한 덕도 있었다. 이는 대여, 반납 2, 3위 지역에도 공통된 사항이었다. 대여 2위는 서울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 1번 출구 앞(502)’, 반납 3위는 서울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 8-1번, 8-2번 출구 사이(2219)’였다.

뚝섬유원지역 1번 출구 앞은 평일 낮인데도 따릉이 대여소에 비치된 자전거가 1대밖에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곳이었다. 또한 역 앞 공원에는 개인 자전거가 어지럽게 주차돼 있었고, 심지어 지하철역 출구 옆에 2층으로 된 자전거 보호소에도 개인 자전거가 빼곡했다. 또 인근 주상복합 건물 1층에는 일반자전거,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을 대여하는 곳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대여소 바로 옆에는 한강공원으로 나갈 수 있는 뚝섬나들목이 자리했다. 이곳으로 나가면 뚝섬한강공원이 나오는데 캠핑장, 수영장, 자연학습장, 축구장, 농구장 등이 있어 이용객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지하철역 북쪽으로 광진구 자전거도로가 시원하게 마련돼 있어 교복을 입은 학생 무리, 장바구니를 앞에 실은 30, 40대 여성 등 공공자전거 이외 개인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이도 상당히 많았다.

뚝섬나들목 앞을 지나가던 한 40대 여성은 “아이가 하교해 집에 오기 전 종종 따릉이를 타고 뚝섬한강공원을 달린다. 뚝섬유원지역 앞 대여소에는 따릉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집 근처 광진구의회 앞에서 빌려 여기까지 내려온다. 광진구는 자전거도로가 잘 돼 있다”고 말했다.

홍익대·건국대·고려대 등 대학가도 순위 올라

대여, 반납 3위를 기록한 고속터미널역 8-1번, 8-2번 출구 사이 역시 북쪽으로 한강공원 반포·잠원지구와 인접해 있었다. 따릉이를 빌려 반포대교 쪽으로 가 잠수교로 내려가면 바로 공원이 나오는 곳으로, 지하철 혹은 버스에서 내려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꼭 한강공원 이용 목적으로 따릉이를 빌리는 것만은 아니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이동을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자전거를 반납하던 한 50대 남성은 “오늘 고속터미널역 인근에 약속이 있어 직장이 있는 강남구청역에서부터 이곳까지 따릉이를 타고 왔다. 내리막길이 많고 자전거도로도 없지만 자전거로 달리기에 무리인 정도는 아니다. 다만 도로로 내려올 수 없어 인도를 이용했는데, 사람도 많지 않고 널찍해 천천히 달렸다. 강남은 워낙 대중없이 차가 밀리다 보니 따릉이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자전거도로를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에서 따릉이를 이용하는 한 시민. [지호영 기자]
한강공원 이외에 도심 공원 인근 대여소도 이용 빈도가 높았다. 대여 4위를 기록한 ‘롯데월드타워(1210)’, 반납 4위인 ‘방이삼거리(1211)’는 모두 석촌호수 인근이었다. 여가를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따릉이를 이용하는 시민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용객 연령대만 놓고 보면 20대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시내 젊음의 거리 가운데 내로라하는 곳인 ‘홍익대 앞’과 연남동 일대의 따릉이 대여소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 대여 5위는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2번 출구 앞(113)’이고, 반납 5위는 일명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 인근 ‘코오롱하늘채아파트 건너편(183)’이었다.

대여, 반납 6위 역시 홍대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대여 6위는 ‘마포구민체육센터 앞(152)’으로, 성산대교 북단 망원유수지체육공원 입구에 자리한 대여소였다. 반납 6위는 ‘신한은행 서교동금융센터점 앞(107)’으로 홍대입구역과 홍익사대부속여자고 사이에 있었다. 이곳은 경의선숲길과도 인접해 연트럴파크 근처에서 대여한 뒤 여기에 반납하는 이도 적잖은 것으로 추정됐다.

9위를 제외한 대여, 반납 7~10위 대여소 모두 대학가 인근이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대여, 반납 7위는 서울대와 관련이 있었다. 대여 7위는 ‘봉림교 교통섬(2102)’으로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에서 서쪽 도림천으로 내려가는 도로변에 자리했다. 도림천은 구로구 신도림동과 관악구 신림동을 가로질러 흐르는 개울로 총 14.4km 길이의 자전거도로가 정비돼 있어 이용객이 많은 편이다. 반납 7위 역시 ‘KT&G 관악지점(2137)’으로 신림역과 봉천역 사이에 위치한 서울대 인근 대여소였다.

대학 안에 따릉이 대여소가 있는 건국대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여 8위는 ‘건국대 입학정보관(590)’으로 대학 정문에 위치해 이용객이 많은 것으로 보였다. 반납 8위는 ‘건국대 과학관 앞(3523)’이었다. 건국대에는 총 4개의 따릉이 대여소가 있는데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행정관(591)’ ‘학생회관(592)’ 대여소는 비교적 학교 중앙부에 위치했다. 이에 반해 대여, 반납 8위 대여소는 중앙부와 거리가 있어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추측됐다.

자전거 공급만큼 자전거도로 공급도 요원

고려대 인근 대여소도 순위권에 들었다. 대여 10위는 ‘안암로터리 버스정류장 앞(1308)’, 반납 10위는 ‘시립동부병원 앞 사거리(612)’로 모두 고려대와 인접한 곳이었다. 두 대여소의 거리는 1km가량으로 이를 잇는 버스 노선은 1개밖에 없는 데다 최소 15분이 걸렸다. 걸어서 이동한다 해도 역시 15분이 걸렸다. 반면 따릉이를 이용하면 4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시립동부병원 앞 사거리는 서울지하철 2호선 신설동역과 용두역 사이에 있어 2호선 접근성이 좋아 보였다.

9월 한 달이지만 대여소 이용 빈도를 비교해본 결과 대체로 자전거를 타기에 적합한 지역에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통학, 통근용이 아닌 레저용으로 따릉이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실제로 대여, 반납 8위와 10위를 제외한 모든 순위의 대여소는 인근에 한강공원, 호수공원, 자전거도로 등이 있었다.

레저 이외에 통학이나 통근, 대중교통 대체 수단으로 따릉이를 이용하게 하려면 자전거 공급보다 환경 정비가 더 필요할 듯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시민들은 하나같이 자전거도로 확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속터미널역 대여소에서 만난 한 30대 시민은 “자전거도로가 특정 지역에만 있는 것 같다. 강남과 강북을 막론하고 서울 시내에는 밤낮없이 상습적으로 막히는 도로들이 존재한다. 이런 곳에 인도에라도 자전거도로를 확보하고 공공자전거를 배치한다면 교통 정체 문제와 대기오염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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