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쌍둥이 딸 휴대전화서 시험문제 관련 메모 나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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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숙명여고 문제유출 증거 확보
두 딸 업무방해혐의 피의자 입건… 아버지가 알려줬는지 집중조사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 씨 쌍둥이 딸의 휴대전화에서 시험문제 관련 정보를 미리 알고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쌍둥이 딸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두 딸을 업무방해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도 이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A 씨가 시험에 관해 두 딸에게 알려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나타났다”며 “디지털 분석에서 (증거가) 나왔다”고 확인했다.

경찰은 A 씨가 두 딸에게 시험 문제와 관련된 메모 내용을 알려줬는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쌍둥이 딸이 시험문제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메모 내용을 이들의 휴대전화에서 확인한 건 맞다”며 “다만 A 씨가 두 딸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해 메모가 작성됐는지는 추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14일 A 씨와 쌍둥이 딸을 비공개로 제3의 경찰관서로 불러 재조사를 벌였다. 쌍둥이 딸의 변호인과 어머니, 할머니, 삼촌 등이 입회한 가운데 조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한 딸이 조사 도중 “답답하다”고 호소하며 병원에 가는 바람에 조사가 중단됐다. 경찰이 6일 두 딸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때에도 이 딸이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관계자는 “쌍둥이 딸을 다시 조사하기 위해 변호인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두 딸에 대한 조사가 끝나지 않은 만큼 수사 결론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두 학생의 올해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을 이전 시험 성적과 비교하는 등의 방식으로 수사에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숙명여고에 성적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A 씨와 두 딸은 경찰 조사에서 시험지 유출 의혹에 대한 혐의를 계속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둥이 딸이 입건되자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관계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 B 씨는 “경찰이 확실한 물증을 잡았다면 A 씨에 대한 파면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며 “같은 학교에 자녀가 다닌 숙명여고 전·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앞으로 졸업생 등과 함께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경찰 수사가 끝난 뒤에도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숙명여고#문제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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