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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성묘 인파, 벌초도 대행업체에…조상 어떻게 기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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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성묘 인파, 벌초도 대행업체에…조상 어떻게 기릴까

뉴시스입력 2018-09-24 08:41수정 2018-09-2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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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로 불리는 추석 연휴에 전국을 수놓는 ‘민족 대이동’은 올해도 반복됐다.

과거에는 명절 즈음이면 길게 늘어선 ‘성묘’ 행렬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장례 문화에 변화가 생기면서 조상을 찾는 방식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

시골에 있는 선산 등을 찾는 대신, 주된 장례 방식이 화장으로 바뀌면서 성묘객의 행선지가 도심 근교나 공원·바다 등 산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계속 분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사망자 가운데 화장으로 장례를 치른 비율은 지난 2010년 67.5%에서 2016년에는 82.7%, 지난해에는 84.2%까지 확대됐다.

화장은 상대적으로 매장보다 장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납골당에 유골을 안치하는 방식은 이미 보편화 됐으며, 나무나 잔디 아래 등 망자를 도심과 가까운 자연에 모시는 이들도 늘고 있다.
아예 성묘를 생략하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는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가까운 납골당 등에 모신 조상을 명절 전에 만나보고 연휴를 휴가처럼 즐기는 것이다.

추석 연휴 기간 인천공항을 이용해 출국한 하루 평균 내국인은 2016년 16만2000명, 2017년 18만7623명 등으로 점증하는 추세다. 올해는 19만7206명이 국외에서 연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직장인 주은비(30)씨는 “길게 쉴 수 있는 연휴가 별로 없기 때문에 명절이 오면 앞뒤로 휴가를 붙여 사용한다. 지난해 추석에도 유럽에 다녀왔다”면서 “멀리 있는 나라를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바로 명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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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추석 연휴 전에 조상의 묘를 관리하면서 가볍게 제를 올리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관리 대행 서비스가 등장해 호황을 누리는 등 벌초를 겸해 성묘하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가 2013년부터 운영 중인 벌초 대행서비스 ‘벌초도우미’ 계약 실적을 보면, 지난해 1만8807건에서 올 들어 8월까지만 해도 2만5143건으로 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벌초도우미에 참여하는 중앙회 소속 조합 수도 111곳에서 136곳으로 늘었다. 조상의 묘를 관리하는 문화 자체가 외주화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다.

산림조합중앙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친척들이 다 같이 모여 성묘하러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요즘에는 모이는 문화 자체가 줄어들면서 신청이 늘어난 것 같다”라며 “아예 종묘 차원에서 회의를 통해 벌초도우미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달라진 성묘 문화가 공동체가 중심이던 전통적인 가족상이 파편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견해가 중론이다.

대가족이 생활을 공유하면서 지냈을 때와 달리 핵가족화를 넘어 개인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조상에 대한 기억’을 근간으로 하는 성묘 자체의 의미가 옅어졌다는 것이다.

이필도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일수록 조상에 대한 관념이 희박해지고 자신의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라며 “특히 직접 보지도 못한 조상에 대한 성묘, 묘지 관리 같은 부분을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 세대와는 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조상을 기억할 수 있는 새로운 체계가 개발되고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며 “일부 서구 국가처럼 도심 속에 수목형, 잔디형, 화초형 등 자연을 통해 조상을 기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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