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동행 길… 김정은 “숨 차 안하십니다” 문재인 “뭐 이정도는” 듣고있던 리설주 “정말 얄미우십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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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설주, 판문점 회담때 “우리 남편이” 이번에는 “이이가…” 말하기도
김정숙여사 만찬때 노래 권하자 “저는 서울 가서 하겠습니다”

“정말 얄미우십니다.”

20일 백두산 천지로 향하는 케이블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이 숨을 고르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하나도 숨 차 안 하십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네. 뭐 아직 이 정도는…”이라고 답했다. 김정은보다 연장자이지만 체력에 문제가 없다는 문 대통령의 말에 곁에서 지켜보던 리설주가 농담을 건넨 것.

2박 3일 동안의 방북에서 우리 방북단이 감탄한 인물 중 한 명은 리설주였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북한 ‘퍼스트레이디’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것. 한 방북단 인사는 “어지간한 외교관 못지않은 감각을 가지고 있더라”고 말했다.

실제로 리설주는 20일 백두산 삼지연초대소에서 남북 정상이 삼지연 다리 부근을 산책하자 “(판문점 정상회담 때) 도보다리 건너갈 때 모습이 연상된다”고 말했다. 백두산 천지에서 김정숙 여사가 천지 물을 담을 때는 김 여사의 옷이 젖지 않도록 잡아주는 모습을 보였다. 또 19일 만찬에서 김 여사가 노래를 부르며 리설주에게 “같이 하자”고 권유하자 리설주는 “저는 서울 가서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여기에 방북단 인사들은 “김정은 내외는 여느 평범한 부부 모습 같았다”고 전했다.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을 “우리 남편이”라고 불렀던 리설주는 이번 정상회담 기간 중에는 김정은을 “이이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방북단 관계자는 “리설주가 말하면 김정은이 멋쩍은 듯 웃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며 “김정은도 만찬장 입장이나 대화에서 부인을 배려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전했다.

리설주는 18일 옥류아동병원 방문 당시 일정 조율 착오로 김 여사가 늦어지자 묵묵히 기다리는 모습도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별도 공간에서 기다릴 법도 한데 리설주가 하이힐을 신은 상태에서도 20분 이상 조용히 병원 로비에서 김 여사를 기다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방북에서 리설주의 수행은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전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유송화 제2부속실장 같은 역할을 김성혜가 했다. 리설주 일정 대부분을 김성혜가 함께 다녔다”고 전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김정은#리설주#평양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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