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 서신’ 김영철 대신 리용호 찍은 폼페이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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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양정상회담]대미 외교통 협상상대로 지목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9일(현지 시간) 북-미 협상 재개를 선언하며 자신의 협상 카운터파트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라고 밝혔다. 세 차례 방북에서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았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대신 대표적인 외교통인 리용호를 협상 상대로 지목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 아침 카운터파트인 리 외무상을 다음 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 나와 리 외무상 모두 이미 유엔총회에 참석하기로 돼 있다”고 말했다. 리용호는 북한 외무성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이를 두고 그동안 자신의 카운터파트였던 김영철 대신 리용호와 새로운 라인을 구축하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폼페이오 장관은 군부 출신의 강경파인 김영철에 대해 불만이 적지 않았다. 미국 매체들은 지난달 말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취소가 김영철이 보낸 ‘위협적인’ 서신 때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외교 소식통은 “김영철은 강경 발언으로 주목을 받으며 승승장구한 인물”이라며 “직선적인 성격인 폼페이오 장관과는 ‘케미스트리(궁합)’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목한 리용호는 북한의 대표적인 대미 외교통이다. 미국은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에 들어가기 위해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를 핵 문제를 담당해 온 외교통으로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오래전부터 전달해 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7월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이미 한 차례 리용호와 만난 바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영철 대신 리용호#폼페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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