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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 “인건비 싼 베트남으로”… 對중국 투자액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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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 “인건비 싼 베트남으로”… 對중국 투자액 제쳤다

김성규기자 입력 2018-09-18 03:00수정 2018-09-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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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對베트남 투자 19억달러
한국 의류봉제업체의 베트남 하노이 인근 공장에서 현지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베트남은 올 상반기(1∼6월)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대상국 중 미국, 케이맨제도에 이어 투자액 3위에 올라 처음으로 중국을 넘어섰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17년째 중국 저장(浙江)성 사오싱(紹興)시에서 공장을 가동하던 국내 섬유 분야 중소기업 ‘하이텍스’ 백종국 대표는 현재 베트남 다낭에 또 다른 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 사업은 아예 정리할 예정이다. 백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중국 노동자 월급은 한국 돈으로 17만 원 수준이었는데 이제 거의 100만 원이어서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다. 반면 베트남은 시간외 수당과 퇴직금, 보너스 등을 고려하더라도 30만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텍스처럼 중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가는 국내 업체가 크게 늘고 있다. 그 결과 올 상반기(1∼6월) 한국의 대(對)베트남 직접투자액이 1992년 양국 수교 이후 처음으로 중국(홍콩 제외)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한 해 전체를 통틀어서도 베트남 투자액이 중국을 넘어선 적은 없었다. 베트남이 명실상부한 ‘포스트 차이나’로 자리잡은 것이다.

17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해외투자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베트남 직접투자액은 19억7081만 달러(약 2조2245억 원)로 지난해 9억4253만 달러에 비해 2배 넘게(109%) 늘었다. 지난해 전체 투자액인 19억5460만 달러도 벌써 넘어섰다. 해외직접투자란 한국의 개인이나 법인이 외국법인과 지분 투자 등 경제 관계를 맺거나 외국에 사무소나 공장 등을 설치하기 위해 지급하는 돈을 뜻한다.

중국에 대한 투자도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에서 벗어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베트남의 증가세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올 상반기 대중 투자액은 15억9568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억8731만 달러보다 46.8% 늘었지만 대베트남 투자액보다는 3억7513만 달러 적었다.


과거 한국의 대중 투자는 베트남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았다. 중국 투자가 정점을 찍은 2007년과 2013년 양국의 투자액 차이는 40억 달러를 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14년부터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해 결국 역전됐다.

한국 기업들의 ‘중국 엑소더스’는 크게 오른 인건비 탓이 크다. 현재 중국은 정상 근무시간 인건비가 월 800달러(약 90만 원)인데 각종 수당을 합치면 1000달러를 넘는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경공업 분야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관시(關係)’와 사드 보복으로 상징되는 중국 당국과 지방정부의 고압적 태도와 비협조 등이 겹쳐지며 중국에서 사업을 접는 경우가 늘어났다.

반면 베트남은 아직 중국에 비해 인건비가 낮은 수준인 데다 동남아 국가 중 산업 인프라도 양호한 편이다. 특히 한국과 같은 유교 문화권으로 문화적 동질성이 있고 성실함과 정직함, 친절함을 높게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도 기업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최근 케이팝 등 한류와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활약, 롯데와 CJ 등 베트남 곳곳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덕에 베트남 국민들은 한국을 친근하게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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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효과’도 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과 인도 등 신흥시장 중심으로 생산체계를 재편하면서 관련 기업들도 한꺼번에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긴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로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캠시스’다. 현재 캠시스는 기존 중국 생산법인을 매각하는 절차를 밟는 동시에 2014년에 설립한 베트남 하노이 법인에서 생산 및 연구개발(R&D) 작업을 하고 있다.

김일산 한국무역협회 베트남 호찌민 지부장은 “베트남에서 가까운 중국 광둥(廣東)성 지역 공단은 자국 기업들조차도 베트남으로 이전해 점점 비어가고 있다”며 “중국이 소비시장으로서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생산기지로서는 매력을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베트남#인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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