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태우다 딱 1골… 위기의 순간 한방 에이스가 살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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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결승골로 키르기스 눌러
난적 이란과 23일 16강 격돌

끊임없이 두드려도 상대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초조해진 선수들의 패스미스가 연달아 나왔다. 위기의 순간, 해결사로 나선 선수는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었다. 후반 18분 장윤호(전북)의 코너킥이 손흥민을 향해 날아왔다. 손흥민은 이를 강력한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대포알’ 슈팅이었다. “주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던 그는 대회 첫 골을 터뜨린 뒤 펄쩍 뛰어오르며 포효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0일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 E조 조별리그 최종전(3차전)에서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이날 바레인에 2-3으로 패한 말레이시아(1위)와 승점 6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2위가 됐다. 앞서 한국은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1-2로 졌다. E조 2위가 된 한국은 23일 열리는 16강전에서 난적 이란(F조 1위)과 맞붙는다.

와일드카드 손흥민의 활약 덕분에 승리를 챙긴 대표팀이지만 세밀함이 떨어지는 공격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국은 미드필더와 수비에서 전방으로 연결되는 패스가 부정확해 공격 흐름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 문전에서 볼을 잡아도 공격수들의 슈팅은 번번이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전에 74%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한 대표팀은 14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후반 들어 한국은 수비수들까지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손흥민의 골 외에는 추가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의 16강 상대는 혼전 끝에 결정됐다. 전날까지 F조 공동 선두였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주전 중 다수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경기에 나섰다. 이들은 조 선두가 될 경우 한국과 16강에서 만나게 되는 상황이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모두 16강에서 굳이 어려운 상대인 한국을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하지 않았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각각 미얀마와 북한에 0-2, 0-3으로 졌다. 이로 인해 4팀 모두 승점 4가 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골 득실에서 +1로 앞선 이란이 1위가 됐다. 북한은 사우디아라비아와 골득실이 0으로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앞선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의 16강 상대인 이란은 껄끄러운 팀이다. 이란은 한국과 함께 현재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에서 최다인 통산 네 번 우승한 팀이다. 한국은 역대 아시아경기에서 이란과 9번을 맞붙었는데 3승 2무 4패로 열세에 있다. 체격 조건이 뛰어난 이란은 역습과 세트플레이에 강점을 보이는 팀이다. 대표팀은 수비 핵심인 김민재(전북)가 경고 누적으로 이란전에 뛸 수 없기 때문에 수비진 구성에 비상이 걸렸다. 한 해설위원은 “이란전에서는 공격진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이 요구된다. 또 측면 수비수들의 빠른 공수 전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 / 반둥=김배중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축구#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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