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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같은 외부충격도 없는데… 정책실패 말고는 설명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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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같은 외부충격도 없는데… 정책실패 말고는 설명 안돼”

송충현 기자 , 최혜령 기자 , 이건혁 기자 입력 2018-08-20 03:00수정 2018-08-2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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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쇼크]‘정부發 고용재난’ 지적 잇따라
외환위기 여파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1998년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100만 명 이상 줄었다. 동아일보 DB
7월 취업자 증가 폭이 5000명에 그친 것은 소득주도성장 등 분배에 치우친 정책으로는 민간의 투자와 소비를 늘려 일자리를 늘리기 힘든 정책적 한계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취업자 증가 폭이 1만 명을 밑돈 적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기적’ 돌발 사건이 발생했을 때뿐이었다. 그만큼 현 상황이 비정상적이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하루빨리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궤도 수정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30년간 5번째 ‘취업자 증가 1만 명 미만’

2003년 카드 대란으로 신용불량자가 속출하면서 경기 침체와 고용 한파가 몰아쳤다. 동아일보 DB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월간 취업자 증가 폭이 1만 명 아래로 떨어진 건 통계 작성 이후 이번이 역대 5번째다. 1993년 3∼4월(글로벌 경기침체기), 1998년 1월∼1999년 4월(외환위기 여파), 2003년 4∼10월(카드 대란과 경기침체기), 2008년 12월∼2010년 1월(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네 차례 모두 돌발적인 사건에 따른 것이다.

1998년은 우리나라가 외환보유액이 바닥나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받은 암흑기였다. IMF는 583억 달러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며 은행과 기업의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그 여파로 취업자 수는 매월 100만 명 이상 줄었다.

2003년은 무분별한 카드 발급으로 신용불량자가 속출했던 ‘카드 대란’의 후폭풍으로 경기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고용시장이 얼어붙었다. 2008∼2010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시장이 마비되고 전 세계가 불황의 늪에 빠졌던 시기다.

하지만 지난달은 우리나라에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시기가 아닌 만큼 ‘자승자박형’ 고용 침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업률이 2% 중반까지 떨어진 일본이나 완전고용을 눈앞에 둔 미국 등 해외 주요국과 달리 한국만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병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고용 지표는 별다른 외부 충격이 없는 만큼 정부발 고용재난”이라며 “사회간접자본(SOC)을 불순한 투자로 봐 건설 경기를 안 좋게 만들었고 갑질 프레임으로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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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일자리 감소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라며 “자영업 일자리가 줄어드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라도 최저임금 인상을 늦추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일자리 감소의 원인으로 꼽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구는 갑자기 한꺼번에 감소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결국 올해의 고용 부진은 정부의 정책 외에는 별다른 요인이 없다”고 꼬집었다.

○ 정부, 정책 수정 없이 재정카드만 만지작

이날 긴급 당정청 회의에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정부는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올해 증가율(12.6%)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책의 부작용을 또다시 세금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54조 원이 넘는 재정을 일자리 문제 해결에 투입하고도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한 상황에서 경기 심리 회복을 위한 근본적 대책 없이 재정을 동원한 ‘땜질식’ 처방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으로는 경제를 성장시킬 수 없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밝히고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최혜령 / 이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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