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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 금괴 운반 도중 슬쩍한 운반책…대법 “사기죄 성립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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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 금괴 운반 도중 슬쩍한 운반책…대법 “사기죄 성립 안 된다”

뉴시스입력 2018-08-19 09:02수정 2018-08-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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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교부만으로 피해자 재물 취득했다 못봐”…2심 다시

금괴 밀수업자로부터 운반 의뢰를 받고 금괴를 빼돌리려 한 혐의로 기소된 일당에게 금덩이를 전달받은 그 자체로는 사기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정모(31)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운반책들이 금괴무역상으로부터 금괴를 받은 것만으로는 그 재물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사기죄로 판단한 원심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재물에 대한 사기죄에 있어 처분행위란 범인의 기망에 따라 피해자가 착오로 재물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범인에게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외관상 재물의 교부행위가 있었더라도 재물이 여전히 피해자의 지배 아래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면 그 재물에 대한 처분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금괴 교부장소인 인천공항에서부터 전달 장소인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운반책들의 이동이 피해자에 의해 관리·감독되고 있었고 정해진 경로를 이탈할 가능성이 없었다”며 “운반책들이 금괴를 받아 그 사실상의 지배를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오히려 이동 과정에서 운반책들이 피해자 눈을 피해 금괴를 2차 운반책들에게 전달하기 전까지 금괴는 아직 피해자 지배 하에 있었다”며 “운반책들이 금괴를 받은 것만으로는 피해자의 재물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금중개무역상인 A씨는 홍콩에서 대량 구입한 금괴를 일본 후쿠오카에 처분하면서 고율의 관세를 피하고자 이를 나누어 운반할 운반책들을 지인을 통해 모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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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뢰를 받은 김모씨와 이모씨 등 일당은 금괴를 일본 오사카로 몰래 빼돌리기로 모의하고 1차 운반책 외에 별도로 이를 빼돌릴 2차 운반책을 모집했다.

당시 1차 운반책들은 5~6개 금괴가 담긴 허리 가방을 옷 속에 착용하고 이를 후쿠오카 공항까지 각자 운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감시자 겸 안내자를 고용해 비행기 탑승장 이동에 동행하게 하는 등 이들을 감시했다.

검찰은 일당의 지시를 받은 1차 운반책이 금괴 29개를 건네받는 등 시가 13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9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중 정씨는 사기방조 혐의를 받았다.

1심과 2심은 A씨가 일당의 기망으로 착오에 빠져 금괴를 건네 그 점유를 이전하는 처분행위를 한 것이라며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했다.

1·2심 재판부는 “이들은 모두 금괴를 받았을 당시부터 A씨 의도대로 후쿠오카까지 운반할 의사가 없었다”며 “A씨가 금괴를 교부함으로써 금괴에 대한 점유를 1차 운반책들에게 이전하는 재산상 처분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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