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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해고승무원 280명중 180명 12년 투쟁끝 코레일 복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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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해고승무원 280명중 180명 12년 투쟁끝 코레일 복직

강성휘 기자 , 김은지 기자 입력 2018-07-23 03:00수정 2018-07-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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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본사 역무직 직접채용 합의
고속철도(KTX) 해고 승무원들이 21일 서울역 앞 천막농성장에서 서로를 안아주고 있다. 이날 코레일 노사는 2006년에 해고된 승무원 중 180여 명을 직접고용 형태로 특별채용하는 데 합의했다. 뉴스1
21일 오전 4시. 전날부터 시작된 18시간 동안의 밤샘 협상 끝에 코레일 노사 양측은 정규직 전환 및 본사 직접고용을 요구하다 2006년 코레일 자회사에서 해고된 고속철도(KTX) 승무원들을 코레일이 본사 역무직으로 직접채용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사인했다. 12년 동안 이어진 갈등이 A4용지 세 장 분량의 합의서와 부속합의서로 봉합된 순간이었다. 해고 승무원인 전국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은 이날 오후 천막농성을 하던 서울역 서부광장에서 “이 자리는 항상 우리에게 투쟁의 장이었다. 우리가 옳았기 때문에 이것을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믿음 하나로 버텼다”며 울먹였다.

특별채용 대상은 2006년 해고 승무원 280여 명 가운데 해고 이후 코레일 자회사에 취업한 경력이 없으면서 2008∼2011년 코레일을 상대로 진행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코레일 노사는 180명 정도가 이 조건을 만족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과거 열차 승무원으로 근무한 경력(2년)을 인정받아 자회사가 아닌 코레일 소속 6급 사무영업직으로 근무하게 된다. 인턴, 채용시험 등의 선발 과정을 거친 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코레일 사원증을 목에 건다. 김 지부장은 22일 통화에서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주변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그제야 기쁜 마음이 들곤 한다”고 했다. 김 지부장이 마냥 기뻐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번 합의가 그들에겐 ‘절반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해고 승무원들은 2004년 코레일 산하 홍익회 소속의 계약직 승무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코레일의 다른 자회사인 한국철도유통 소속으로 신분이 바뀐 뒤 계약 만료 시점을 앞두고 본사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2006년 5월 해고됐다. 이후 이들은 ‘자회사의 고용조건 등은 코레일이 정해서 내려 보낸 것으로 자회사의 실체가 없다’며 코레일을 상대로 소송을 해 1, 2심에서 승소했지만 2015년 대법원에선 해당 건이 파기 환송됐다. 자회사 소속 승무원들은 승객 안전 업무를 수행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코레일과 직접고용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들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도 코레일이 승무원으로 직접고용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최종 합의서에는 해고 승무원들을 코레일이 고용하지만 승무직이 아닌 일반 사무직으로 근무토록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승객 안전 업무와 관계없는 용역 근로자들을 본사가 아닌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다른 공기업에까지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현직 KTX 승무원들과의 형평성 논란도 향후 코레일 노사가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2006년 당시 해고 통보를 받았다가 이후 자회사 소속 승무원으로 개별 복직한 70여 명은 오영식 코레일 사장에게 “자회사 취업 경력이 있으면 특별채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방안은 불합리하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지부장은 “현직 승무원과 우리 모두 승무 업무를 직접고용 대상으로 바꾸기 위해 한 배를 탔다고 생각한다”며 “이들과 함께 힘을 합쳐 승무원 정규직 채용을 위해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코레일이 이번 특별채용을 통해 대법원 판결을 우회적으로 무력화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이 KTX 해고 승무원 판결을 ‘재판 거래’ 수단으로 삼았다는 의혹이 있긴 하지만 이번 본사 특별채용이 사실상 사법부 판결을 일부 부정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문 중 코레일이 승무원을 직접고용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 내용은 없다”며 “더구나 이번에 특별채용되는 해고 승무원들은 코레일에 ‘복직’이 아닌 ‘경력직 특별 신규채용’ 형태로 선발되는 데다 승무원이 아닌 일반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만큼 대법원 판결을 뒤집는 것이란 비판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강성휘 yolo@donga.com·김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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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해고승무원#코레일 복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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