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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고미석]러시아의 미녀 스파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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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고미석]러시아의 미녀 스파이들

고미석 논설위원 입력 2018-07-21 03:00수정 2018-07-21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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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능력에 미모를 겸비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예요원 에블린 솔트. 한데 그 자신이 러시아 스파이로 지목받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한다.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솔트. 과연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인가, 이중 첩자인가.

▷영화 ‘솔트’에서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어린 시절 특수훈련을 받고 미국에 심어진 러 비밀공작원으로 등장한다. 치밀한 신분 세탁을 통해 자연스럽게 중산층의 삶으로 스며들게 한 것이다. 이것이 단순한 영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얼마든지 현실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진짜 스파이가 있다. 2010년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안나 차프만. 러 대외정보국(SVR) 소속으로 1990년대 미국에 이주한 뒤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며 뉴욕을 무대로 활동을 펼쳤다. 당시 그와 함께 체포된 이들 중 미국에서 위장 부부로 살면서 자녀를 낳아 기르는 스파이 커플도 여럿 있었다. 미-러 양국은 그해 오스트리아 빈 공항에서 냉전 이후 처음 차프만을 포함해 스파이들을 맞교환했다. 올 3월 영국에서 벌어진 전직 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의 희생자도 그때 러시아에서 사면을 받은 4명 중 한 명이었다.

▷새로운 미녀 스파이 마리야 부티나(29)가 FBI에 체포되면서 세상을 또 한 번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2014년부터 미국을 드나들며 국가조찬기도회와 전미총기협회 등을 통해 보수적 정치권과 정책결정 그룹의 침투 활동에 주력하고 성 로비를 벌인 혐의다. 사회 분열을 부추기기 위해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파고드는 러시아, 은밀하고 교묘하게 암약하는 첩보원들을 끈질기게 추적해 밝혀낸 미국. 두 나라 첩보기관의 두뇌 싸움은 블라디미르 푸틴과 도널드 트럼프의 브로맨스와는 상관없이 여전히 치열하다.

▷지난해 CNN은 은퇴한 첩보원의 입을 빌려 미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스파이를 대략 10만 명대로 추정했다. 아무리 냉전 시대가 가고 최첨단 기술이 발달해도 사람만이 가능한 첩보의 중요성은 영원하다는 방증이다. 특히 여성의 관능적 유혹 앞에 스스로 무장 해제하는 남성이 존재하는 한 미녀 스파이의 활약은 계속될 것 같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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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스파이#fbi#첩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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