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9월 유엔 총회서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배제 못 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9일 19시 50분


코멘트

아사히 “北, 비핵화 검증 워킹그룹 구성에 난색”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월 유엔 총회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영 외교장관 전략대화 참석과 유럽지역 공관장회의 주재를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한 강 장관은 18일(현지시간)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유엔 총회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예단하기도 어렵고 구체적으로 협의 중인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간 외교가에서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 뉴욕에서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설이 돌았다. 이날 강 장관의 발언을 두고 남북과 미국이 이미 물밑에서 어느 정도 의견을 교환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연내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희망과 기대가 많이 반영된 발언이라는 시각도 있다.

강 장관은 가을 평양에서 열기로 합의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선 “과거에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몇 달이 걸렸지만 이제는 그 차원을 넘어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그 사이에도 정상 간에 어떤 소통이 있을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이미 남북미 사이에 실무적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그 좋은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핵화 논의가 더딘 상황에서 정상회담에 지나친 기대를 거는 일은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고위험 고수익)’의 늪에 빠지면 실무 또는 후속협상에서 막힐 때마다 정상회담을 하려들게 되고, 정상회담이 자주 열릴수록 당초 기대하고 목표로 했던 성과를 거두기 힘들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덩달아 고위급협상이나 워킹그룹 단계의 실무협상에서도 어떤 결정이나 합의를 이루기 어려워진다.

이런 가운데 일본 아사히신문은 18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후속논의를 위해 구성키로 했던 워킹그룹에 대해 북측이 난색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달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고위급후속협상을 위해 방북했을 때 워킹그룹 구성을 요구했으나 북측에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협의하는 틀이 있다. 워킹그룹에서 결정해도 김영철 부장에게 보고하므로 결국은 같은 일이 된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워킹그룹 논의를 미루면서 미국의 기대치를 낮추는 전술적 행보를 구사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북미 양측 간 준비가 이뤄지고 있지만 개최 시기나 장소 등이 미처 실무적으로 협의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최근 미국을 방문해 워킹그룹 등을 두루 면담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미 간 후속협상이 곧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