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측근 “김지은, 안희정에 격의없이 대해”… 檢 “수행비서 매뉴얼에 81가지 수칙 담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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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씨 성폭행 혐의 4차 공판

수행비서 김지은 씨(33)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가 법정에서 눈물을 보였다. 안 전 지사는 증인으로 나온 참모들이 “(안 전 지사는) 경청하는 리더였고 경선 캠프 분위기도 수평적이었다”고 하자 감정이 북받친 듯 방청석을 등진 채 앉아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4차 공판에서는 신형철 전 비서실장(37) 등 안 전 지사의 핵심 측근들이 증언대에 섰다. 증인들은 “안 전 지사의 (지난해 대통령 선거) 캠프가 수직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였다”는 검찰 측 주장을 의식한 듯 경선 캠프와 충남도 비서실의 분위기가 위계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전 지사가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 사항을 전할 때 ‘하게체’를 썼고 회의도 민주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김 씨가 평소 안 전 지사와 격의 없이 지내며 친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씨의 후임 수행비서로 일한 어모 씨(35)는 “김 씨가 회식 자리에서 안 전 지사를 상대로 격의 없이 대거리를 해 놀란 적이 있다. 김 씨가 전임 수행비서와는 달리 회식 자리에서 안 전 지사에게 ‘술을 더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김 씨가 지난해 12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자리를 옮길 당시 수행비서 업무에 애착을 보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어 씨는 “수행비서직 인수인계를 할 때 김 씨가 너무 울어서 인수인계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 해외 출장이 걱정된다고 말하자 (김 씨가) ‘가기 싫으면 내가 가도 되고’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 측 증인들의 증언에 대해 “김 씨가 수행비서로 일하는 동안 안 전 지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과 보안 유지를 요구받으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이날 추가로 공개한 ‘충남도 수행비서 매뉴얼’에는 ‘비밀엄수(입눈귀)’, ‘철저히 리더만을 위한 판단’ 등 81가지 수칙이 담겨 있다. 검찰은 또 한 증인이 “김 씨가 일하는 동안 한 번도 피해를 호소한 적이 없고 티도 내지 않았다”고 말하자 “성폭력 피해자들은 어렵게 참다가 나중에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며 반박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안희정#미투#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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