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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 새는 양육수당, 대책마저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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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 새는 양육수당, 대책마저 구멍

조건희기자 , 김자현기자 입력 2018-06-26 03:00수정 2018-06-2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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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국적자 수령 막겠다는 개선책… 법무부와 연계안돼 내년에나 적용
복지부, 부정수급 규모조차 몰라
중국동포 김모 씨(45·여)는 1997년 위장 결혼으로 한국인이 됐다. 2013년부터 5년 동안은 중국에 있는 아들의 몫으로 월 10만∼20만 원의 가정양육수당도 받았다. 90일 이상 해외에 체류하면 양육수당이 끊기지만, 정부는 김 씨 아들이 중국에 있다는 걸 몰랐다. 태어난 뒤 한 번도 한국에 온 적이 없어서 출입국 기록도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이런 사실을 밝혔을 땐 이미 김 씨가 중국으로 떠난 뒤였다.

보건복지부는 김 씨의 아들처럼 국내에 살지 않으면서 양육수당을 타가는 이들을 막기 위해 9월부터 신청 서류에 ‘해외 출생’ 및 ‘복수국적’ 여부를 반드시 체크하도록 하겠다고 25일 밝혔다. 해외에서 태어나 한국에 온 적이 없거나 복수국적자가 외국 여권으로 드나들면 출입국 기록만으로 해외 체류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양심 신고’를 받아 부정 수급 여부를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양육수당은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6세 이하 아동에게 월 10만∼20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양육수당 부정 수급 사례 중에는 김 씨처럼 고의성 짙은 경우가 적잖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책이 한참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출생이나 복수국적인 아동 부모가 이를 해당 서류에 정직하게 밝히지 않아도 처벌이나 제재를 받지 않는다.

복지부는 양육수당 관리 기록을 법무부가 가진 복수국적 아동의 출입국 기록과 연계하면 부정 수급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책은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 현장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월 두 부처가 사회보장급여법 시행령을 고쳐 해당 기록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지만 통합 시스템 구축엔 지난달부터 착수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부당 지급된 양육수당의 규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세 이하 복수국적 아동은 1만9972명이다. 복지부는 이 중 해외에 90일 이상 체류한 아동이 누구인지 뒤늦게 확인 중이다.

이런 문제점은 9월부터 상위 소득 10%를 제외한 모든 가구의 5세 이하 아동에게 월 10만 원씩 지급될 아동수당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아동수당도 90일 이상 해외에 체류하면 지급이 정지되지만 해외 출생 및 복수국적 아동의 체류기간을 밝힐 시스템은 내년에 완성된다. 국내 5세 이하 복수국적 아동 1만6786명이 받을 아동수당은 한 해 334억 원 규모다.

김 의원은 “아동수당 등 보편적 복지 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부정수급 대책은 거북이걸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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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희 becom@donga.com·김자현 기자
#양육수당#복수국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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