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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고 슈팅하고 패스하다 기어이 골 넣은 손흥민의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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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고 슈팅하고 패스하다 기어이 골 넣은 손흥민의 고군분투

뉴스1입력 2018-06-24 02:02수정 2018-06-24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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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회심의 슛이 멕시코 골키퍼 오초아에게 가로막힌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18.6.24/뉴스1 © News1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 이후 한국 축구가 배출한 최고의 축구스타인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예전의 나보다 더 큰 부담감을 안고 뛸 것이다.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가장 큰 시선이 향하는 것은 에이스다. 손흥민은 (현역 때)나보다 더 골을 넣어줘야 할 기대치가 높은 선수다. 안쓰럽다”는 표현까지 했다. 멕시코와의 러시아 월드컵 2차전을 하루 앞둔 때였다.

해설을 준비하기 위해 로스토프 아레나를 찾았던 박지성 위원은 이날 대표팀의 훈련을 필드 곁에서 지켜보다 다가오는 손흥민을 꼭 안아주며 격려했다. 무슨 특별한 말이 필요할까 싶었던 장면이다. 그 순간의 중압감을 아는 사람만이 나눌 수 있는 교감이었다. 어쩌면, 박지성은 후배가 다음날 겪을 고통을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축구대표팀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1-2로 졌다. 1차전에서 스웨덴에 0-1로 패한 대표팀은 2연패로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그래도, 작은 위안이 있다면 경기 막판에 나온 손흥민의 득점이었다.

이날 대표팀의 방향은 명확했다. 화려하고 빠른 멕시코의 공격을 일단 단단하게 막아내는 것이 전제였다. 그 다음 소유권을 얻으면 전방으로 길게 뿌려 손흥민을 바라보는 전술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손흥민에게 해결을 부탁하는 길이었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그래도 무실점으로 가다 ‘한방’을 날리는 게 가장 확률 높은 방법인데 이것은 우리에게 손흥민이라는 선수가 있기 때문”이라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박 위원의 말처럼 손흥민이 없었다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던 경기다.

경기는 어수선했다. 멕시코가 경기를 주도했는데 한국의 수비가 세련되지 못해 전체적으로 투박하게 진행됐다. 한국 선수들은 육탄방어로 막아내기 급급했다. 투혼은 좋았으나 안쓰러웠다. 전반 26분, 센터백 장현수가 박스 안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해 PK 실점을 내주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더 우울했다.

그래도 간간히 희망은 역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후방에서 공을 넘기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공을 잡아 다음 동작으로 이어갔다. 개인 트래핑 이후 빠른 발을 이용해 드리블 돌파한 뒤 동료에게 패스하거나, 악착같이 공간을 만들어내 슈팅을 시도했다. 그의 슈팅은 대부분 상대 발이나 몸에 맞았는데, 그만큼 멕시코도 손흥민을 밀접하게 막았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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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자신이 때린 슈팅이 코너킥이 되면 곧바로 코너플래그 쪽으로 걸어갔다. 자신이 다시 키커가 된 세트피스를 준비해야했던 까닭이다. 손흥민만큼 정확하게 데드볼을 처리할 선수도 없다는 뜻이다. 프리킥 찬스가 나도 손흥민을 찾아야했다.

후반 들어 한국이 조금 더 공격 빈도가 늘어나고 템포를 조절해가며 속공과 지공을 섞을 때도 손흥민은 바빴다. 상대가 어지간하면 손흥민이 톱에서 공을 받지 못하도록 방어했기에 손흥민이 측면에서 공을 잡고 있는 장면들이 늘어났다. 그러면 다시 뛰는 양이 늘어나야겠고 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수비를 붙인 채 중앙으로 이동하다 실효성 없는 패스나 슈팅에 그쳤다.

그렇게 고군분투했는데 후반 21분 상대 역습 상황에서 치차리토에게 추가골을 내준 뒤로는 허탈감이 찾아왔을 손흥민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손흥민이 고개를 숙이는 장면이 많아졌다. 그래도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고맙게도, 한국의 축구 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안겼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멕시코 정면에서 수비를 앞에 두고 컨트롤 하다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그것이 오초아 골키퍼를 피해 골문 구석으로 파고들었다. 한국 축구의 마지막 자존심을 살린 손흥민이다.

홀로 뛰고 홀로 슈팅하고 홀로 코너킥 차다 기어이 골까지 넣은 손흥민이다. 고군분투라는 표현이 이보다 어울릴 수 없는 외로운 싸움이었다.

(로스토프(러시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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