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쇼크’… 크로아와 2차전도 무득점 부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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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첫판 11개서 겨우 1개 그쳐
동료 도움 없고 투지-전술도 실종… 0-3 대패 1무1패 탈락 위기
선수들 감독교체 요구 내분설 속 “메시, 16강 좌절땐 대표은퇴” 보도
어머니 “그도 인간… 힘들어 해”

“이렇게 형편없는 아르헨티나의 경기는 처음이다.”

아르헨티나의 경기력에 대한 영국 BBC의 평가다.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0-3 충격패를 당하며 16강 탈락 위기에 빠졌다. 메시도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팀이었던 아르헨티나는 22일(한국 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크로아티아전에서 완패하며 2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해 3위로 내려앉았다. 아르헨티나가 16강에 진출하려면 조별리그 최종전인 나이지리아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어 2위 경쟁을 할 아이슬란드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아이슬란드전에서 부진했던 메시는 이날 또 침묵했다. 명예회복을 하려는 듯 경기 초반부터 크로아티아 진영을 노렸지만 크로아티아의 봉쇄에 막혀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 들어 개인 첫 슈팅을 때렸지만 이마저도 수비에 가로막혔다. 아이슬란드와의 1차전에서 총 11회의 슈팅을 날린 메시였지만 이날은 단 한 차례에 그쳤다. 부진했다던 아이슬란드전에서 메시는 공격뿐만 아니라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며 총 133회의 패스를 주고받으며 팀을 도우려 애썼다. 그러나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절반도 안 되는 56회의 패스에 그쳤다. 활동량도 양 팀 통틀어 최저인 7.624km였다.


더욱 심각한 건 ‘팀 아르헨티나’다. 메시의 활약에만 의존하며 다른 선수들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세르히오 아궤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 사이의 연계 플레이마저 사라졌다. 마스체라노의 패스는 1차전 248개에서 101개로, 아궤로는 68개에서 13개로 줄어들었다.

아이슬란드와의 1차전에서도 아르헨티나는 상대가 이중 삼중의 벽을 구축했는데도 측면 패스 없이 메시 개인기에 의존한 중앙 돌파만 시도하며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한층 조직적이고 공세적인 압박에 나선 크로아티아에 맞서 아르헨티나는 모든 플레이가 가로막혔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8분 안테 레비치가 아르헨티나 골키퍼의 실수를 틈타 선제골을 터뜨린 뒤 후반 35분(루카 모드리치), 후반 추가시간(이반 라키티치)에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들을 연달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를 침몰시켰다.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 경기에서 3점 차 이상의 패배를 떠안은 건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체코슬로바키아전(1-6 패) 이후 60년 만이다.

아르헨티나 팀, 메시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메시의 어머니 셀리아 쿠치티니는 지나친 비난을 자제해줄 것을 호소했다. 어머니는 “메시도 인간이다”며 “그도 비난받을 때마다 힘들어하고 가족도 고통받는다”고 말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감독 교체를 요구하는 등 내분에 휩싸였다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영국의 미러지는 22일 “아르헨티나가 16강 진출에 실패하면 메시가 대표팀을 은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메시는 2016년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페널티킥 첫 번째 키커로 나섰다가 실축했고, 팀이 2-4로 지며 준우승에 그치자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메시는 아르헨티나 국민과 대통령의 만류로 대표팀에 복귀했다. 그러나 이번에 은퇴한다면 31세인 그가 다시 복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메시와 더불어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궤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등 이번 월드컵에서 부진한 스타들이 대거 동반 은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러시아 월드컵#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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