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2년 10개월만에 재개, 남북 100명씩… 정례화는 합의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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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26일 금강산서 이산 상봉


남북이 8월 20∼26일 금강산에서 각각 100명씩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합의했다. 다만 정부가 추진했던 이산가족 상봉 규모 확대와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 등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을 각각 수석대표와 단장으로 내세운 남북 대표단은 22일 북측 금강산호텔에서 적십자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15년 10월 이후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은 약 2년 10개월 만에 재개된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수석대표 접촉, 대표 접촉, 종결회의 등을 거쳐 약 9시간 뒤인 오후 7시 15분에 공동 보도문에 합의했다. 우리 측에서 상봉 규모 확대 등을 테이블에 올려 당초 예상보다 논의가 길어졌다고 한다. 실제로 이번 회담에서 우리 측은 이산가족 상봉 규모를 남북 각각 200명으로 확대하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줄다리기 끝에 남북 100명씩으로 합의됐다. 또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 △이산가족 고향 방문 △상봉 행사 정례화 등도 언급했지만 합의가 무산됐다. 이날 종결회의에서 박 회장은 “이산가족 생사 확인, 고향 방문, 성묘 등을 정례적으로 하는 데 계속 합의해 나가자”고 했지만, 북측 대표인 박 부회장은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고 답해 남북 간의 깊은 간극을 재확인했다.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 3명을 송환한 가운데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6명과 국군포로 송환 문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회담 직후 ‘억류자 문제를 제기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체 흐름 속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했다”고 말했다. 다만 “(하나하나 말하는 건) 긴 여정을 가는 데 조금 조심스럽다”며 북측을 적극적으로 압박하긴 어려웠단 분위기도 전했다. 북한도 우리 측에 탈북 여종업원 송환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여종업원 송환 문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됐다고 하는 건 전체 흐르는 물결 속에서 별 도움이 안 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금강산=공동취재단
#이산가족 상봉#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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