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前 미국 노동부 장관 “트럼프노믹스는 틀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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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로버트 라이시 지음·안기순 옮김/192쪽·1만8000원·까치

트럼프 저격수. 미국 UC버클리 정책대학원 교수이자 클린턴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저자의 별명이다.

저자는 트럼프노믹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보장제도인 메디케어를 없애고 민영 보험에 가입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이용권 제도를 도입하는 건 기만적이라고 주장한다. 경제력이 없는 노인층에게 이용권은 의료비 인상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동권(right-to-work)법이 사실은 근로자 대부분의 임금을 낮추고 혜택은 줄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근로자가 조합비를 내지 않아도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노조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노동권법이 시행되면 노조가 임금 인상,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협상할 수 있는 힘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경제학과 친하지 않아도 긴장할 필요는 없다. 친구가 맥주 한잔하며 설명해주는 것처럼 썼기 때문이다. 저자는 삽화도 직접 그렸다. 표지에서부터 등장하는 삐뚤빼뚤 귀여운 만화로 논지를 알기 쉽게 정리하고 트럼프와 그의 정책을 신랄하게 풍자했다.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다만, 논지가 깊이 있고 탄탄하기보다는 쉽고 명료하게 주장을 정리해 배꼽 잡는 농담으로 인기를 끄는 교수의 교양 수업 같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미국#로버트 라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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