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만명 동원 매스게임’ 5년만에 재개, 관광객 유치 나서… 反美행사는 ‘조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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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수립 기념일 있는 9월에 공연, ‘빛나는 조국’ 10만원 티켓 中판매
6·25 반미 군중집회 준비는 없어

북한이 9월 9일 제70회 정권수립 기념일을 맞아 10만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매스게임 공연을 5년 만에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해빙 기류를 맞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베이징의 고려여행사는 18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5년 동안 중단됐던 북한 매스게임이 9월 9일부터 9월 말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며 관련 여행상품을 상세히 소개했다.

북한은 2002년 고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을 기념해 체조와 춤, 카드섹션이 어우러진 ‘아리랑’을 선보였으며 2013년 9월 별다른 설명 없이 공연을 중단했다. 공연 제목은 ‘빛나는 조국’으로 ‘아리랑’과는 다른 내용이라고 여행사는 설명했다. 티켓은 80유로(약 10만3000원)부터다.

북한이 체제 선전용 매스게임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북-미 정상회담 후 해빙 기류를 타고 관광수입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북한 내부 체제 결속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여행사 측은 “매스게임을 관람하는 여행상품 2개가 벌써 마감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반미공동투쟁 월간행사는 축소 또는 취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6·25전쟁 발발일부터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까지 대규모 군중대회 등 각종 반미 행사를 열었는데 올해는 상황이 변한 것이다.

19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은 “올해는 관련 행사 준비 조짐이 전혀 없다”고 북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예년에는 6월 초중순부터 해외 친북 인사 등을 통해 미국을 규탄하는 글을 게재하고 강연회를 열었다. 한반도 주변의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해 역시 6월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학생 주민 수만 명이 참가한 ‘미제 반대투쟁의 날’ 행사를 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평화와 번영에 기초한 관계를 수립한다고 밝힌 만큼 올해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년 6월 25일 전후 발행되던 ‘반미우표’도 물량이 최소화되거나 도안의 수위가 막판에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우표는 모두 4종으로 알려졌는데 일부 인터넷 매매 사이트에 유출된 우표를 보면 한복을 입은 여성이 미국 국기를 찢거나 북한 군인이 미 의회 의사당을 주먹으로 부수는 그림과 함께 ‘미제살인귀들을 천백배로 복수하자’는 등 문구가 담겨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북한#10만명 동원#매스게임#관광객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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