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미세먼지 보고서’ 공개 앞두고 中 돌연 반대…무기한 연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9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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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3국 공동으로 2013년부터 진행해온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물질 관측·분석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25일 경기 수원에서 열린 19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 뒤 환경부가 낸 보도자료 첫머리다. 환경부가 회의의 가장 큰 성과로 내세웠던 이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가 이달 중 공개하기로 했던 ‘동북아 대기오염 공동연구(LTP)’의 결과 공개를 연기한다고 19일 밝혔다. 중국 측 반대로 무기한 연기된 거라 사실상 ‘무산’에 가깝다. LTP는 한·중·일 연구진이 세 나라를 오가는 대기오염물질을 2013~2017년 공동연구해 공개하기로 합의한 사업이다. 이 사업보고서가 발표된다는 건 사실상 중국 정부가 처음 ‘중국발 미세먼지’ 실체를 공인하는 셈이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달 말 열릴 환경장관회의를 앞두고 지난 달 열린 국장단 회의에서 중국 측이 갑자기 공개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기반이 된 중국 측 배출량 총계가 2008, 2010년 자료라 너무 오래돼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3국 합의로 4년간 진행된 연구가 애초부터 무의미한 것이었다고 밝힌 셈이다. 더구나 당시 자료는 최근 문제가 되는 초미세먼지(PM2.5)가 아닌 미세먼지(PM10)만 집계한 자료다.

또 지난해 3국 합의사항에 대해서도 중국 측은 “19차 회의 합의문은 공개를 ‘기대한다(expect)’고 했지 공개에 ‘동의한다(agree)’고 한 게 아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연구를 한·중 환경협력의 대표적 사례라 꼽았던 우리 정부만 혼자 ‘북 치고 장구 친’ 모양새가 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장관회의에서 공개를 다시 제안해볼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이 응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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