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편지에 ‘김정은 각하’ 호칭 예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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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北과 차별화 ‘정중한 경고’… 정상회담 불씨 유지하려는 뜻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김정은 앞으로 보낸 공개 편지에는 나름의 예우를 갖추려 한 흔적이 보인다. 편지 머리는 김정은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 각하(His Excellency·사진)’라고 지칭하고 있다. 미국이 예우를 갖춰 타국 정상을 칭하는 용어인 ‘His Excellency’를 김정은에게도 사용한 것.

트럼프는 그동안 그냥 김정은 이름을 부르거나 북한 지도부(leader) 정도로 표현해왔다. 앞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앞세운 ‘대리 서한’ 형식의 담화에 ‘얼뜨기’ 등 인신공격성 용어를 동원한 김정은과 확연히 비교되는 방식이다.

트럼프는 예우를 갖추지 않고 공격적인 태도로 일관한 북한에 회담 취소의 책임이 있다는 점, 북한의 대응 방식이 비정상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정중하고 공식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친필 서명까지 들어간 정중한 형식을 택한 건 북한에 가장 공식적이며 권위 있는 방식으로 엄중 경고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 없는 예우가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완전히 꺼뜨리진 않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트럼프#김정은#북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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