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제멋대로 트럼프, 한반도 교란”… 日언론 “회담 취소, 아베에겐 좋은 소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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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김정은, 풍계리 약속 지켜” 옹호
아베 “트럼프 판단 존중하고 지지”

중국과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에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은 북-미 양측의 여전한 대화 의지에 주목한 반면 일본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회담 취소를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고 북한도 계속 미국과 (테이블에) 앉아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뜻을 보인 것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미 양측이 최근 얻은 긍정적인 진전을 소중히 여기고 인내심을 유지하고 선의를 보이면서 대화 협상을 통해 상대의 우려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루 대변인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에 중국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계속해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은 숨기려는 의도가 없다”고 반박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워싱턴의 결정이 한반도를 교란시켰다”며 비판했다. 환추시보는 “제멋대로 불쾌함을 드러내는 것은 잠시 통쾌하지만 그 후과는 불확실하다”며 “회담 취소 결정은 미국 정부가 제멋대로 일을 처리한다는 국제 여론을 강화시켜 미국의 국제 신용과 이미지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끊임없이 의심해 왔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실시되지 않게 된 건 유감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것은 핵·미사일 문제와 납치 문제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는 기회가 되는 정상회담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귀국하는 대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은 북한과 중국에 압력을 가할 것이고 미일 관계는 한층 더 긴밀해질 가능성이 있다. 회담 취소는 아베 총리에게 좋은 소식일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북-미 간 중개자 역할을 자임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외교적으로 큰 타격”이라고 전했고 도쿄신문은 “문 대통령의 체면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 시설을 파괴하면서 모든 약속을 지켰다”며 북-미 정상회담 불발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북-미 간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살려나가야 한다는 정상들의 주문도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결정이 한반도 비핵화로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작은 문제이기를 바란다”며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과정은 이미 시작됐고 비핵화 목표를 위한 과정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총리실 대변인을 통해 “북-미 회담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실망스럽다”며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가져올 합의를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도쿄=장원재 / 파리=동정민 특파원
#북미 정상회담#해외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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