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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5일째 으름장… ‘南이 美 설득하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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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5일째 으름장… ‘南이 美 설득하라’ 압박

황인찬 기자 , 손효주 기자 입력 2018-05-21 03:00수정 2018-05-2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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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비핵화 힘겨루기]
백악관서 연설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8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교도소 개혁과 관련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워싱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다음 달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 담판 대책을 논의한다. 워싱턴=AP 뉴시스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전격 취소한 이후 닷새 연속 비판 발언의 수위를 높이며 강경한 태도를 이어가는 것은 어떻게든 ‘대화 국면’에 확실한 브레이크를 걸어야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최대 규모로 실시된 한미 연합 공군훈련의 ‘수위’에 대해 불만을 가진 데다 미국이 비핵화 요구 수위를 낮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로키에서 ‘하이키(high-key)’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 닷새 연속 격한 발언 이어가는 북한

북한은 16일 0시 반경 우리 정부에 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통지문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긴장 국면을 이어갔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재고려’ 입장을 밝히더니 17일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나서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으름장을 놨다. 그러더니 북한은 남북관계의 ‘뇌관’ 중 하나인 탈북 여종업원 송환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19일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과 조선중앙통신의 문답을 통해 여종업원들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획 탈북 의혹을 제기하며 “남조선 당국은 박근혜 정권이 감행한 전대미문의 반인륜적 만행을 인정하고 사건 관련자들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우리 여성공민들을 지체 없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으로써 북남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주무하는 적십자회를 앞세워 비판을 한 것은 8·15 이산가족 상봉과 탈북 여종업원 송환을 연계시키려는 것이다. 앞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여종업원들은 자유 의사로 한국에 와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밝히며 송환 불가 입장을 밝힌 것을 감안하면 여종업원 송환 문제가 향후 ‘판문점 선언’ 이행의 핵심 논란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이어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9일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등을 겨냥해 “탈북자 버러지들의 망동”이라고 비판했고, 20일엔 일부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비판하면서 “한 줌도 안 되는 인간쓰레기들의 발광”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북한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돌연 중지한 데 이어 남북 경색에 대해 한국 정부의 책임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서자 정부는 일단 말을 아끼며 의도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 당국자는 “(경찰력을 동원해) 대북 전단 살포를 막는 등 정부는 판문점 선언 이행에 성실하게 응했다”고 밝혔다.

○ 북한, 한미 정상회담 전까지는 강공 유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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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들어 격한 불만을 터뜨린 것은 결국 지난달 ‘판문점 선언’ 이후 한미에 바랐던 기대치가 충족되지 못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것으로 북한이 고위급 회담을 취소하며 불만을 드러낸 한미 연합 공군훈련 ‘맥스 선더’다. 이번 훈련에는 스텔스기인 F-22 8대가 투입돼, 지난해 12월 ‘비질런트 에이스’ 때 F-22 6대, F-35A 6대, F-35B 12대 등 스텔스기 24대가 동원된 것에 비해서는 규모가 줄었지만 북측 입장에서는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여전히 참수 훈련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에 대한 불만이 대남 불만의 형식으로 ‘간접적’으로 표면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한미 정상 통화에서도 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묻고, 문재인 대통령이 답하며 대북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 일각에선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기선 제압의 성격과 함께 군부 등 북한 내 강경파들이 갑작스러운 비핵화 논의에 당황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선에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판문점 선언 이후 한미가 그 성과에 살짝 도취됐는데 북한이 정신이 번쩍 드는 메시지를 보낸 격”이라면서도 “북한이 북-미 회담을 깰 의사는 없는 만큼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오는 메시지에 따라 북한의 자세가 달라질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hic@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한미정상회담#으름장#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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