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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라는 키워드만 나오면 싸움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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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라는 키워드만 나오면 싸움이 벌어진다

황규인 동아일보 기자 , 박세준 기자 입력 2018-05-20 15:51수정 2018-05-2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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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남녀 성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서울시 인구 관련 통계를 보고 나서였다. 한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다는 서울에서 20대는 물론, 30대 인구도 여성이 많았기 때문. 통상 ‘좋은 일자리들’이 있다는 서울에 젊은 여성 인구가 남성에 비해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도 그럴 것이 여성이 채용 시 불이익을 받는 것은 물론, 일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는 남성 지원자를 뽑으려고 우대책까지 펴고 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어려운 현실인 셈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좋은 직장이라 부르는 대기업과 증권사가 몰려 있는 서울의 젊은 인구는 여성이 더 많았던 것.

그렇다면 전국 성비는 어떨까 싶어 통계를 뒤지기 시작한 것이 5월 12일 ‘동아일보’ 토요판에 실린 ‘역전된 성비…그 많던 남자애들은 어디 갔을까’의 기사가 됐다. 실제로 성비 불균형이 가장 심하다던 1980년대 중반,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난 인구의 성비도 자연 성비에 가깝도록 차츰 조절되고 있다. 기사에는 싣지 못했지만 남녀 성비 불균형은 이 시기에 태어난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출생 성비는 자연 성비였지만 10대가 되면서 남녀 성비가 110 대 100까지 벌어지는 세대는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성비는 일정 시간이 흐르며 매번 제자리로 돌아갔다.

특이한 사회 현상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일부 독자에게 이 기사는 다르게 읽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댓글창이 남녀 성대결 장이 된 것. 기사 내용과 관계없는 비방이 오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기사 내용이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가끔 눈에 띄었다. 이에 황규인 동아일보 기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일부 댓글 내용을 반박하는 글을 실었다. 국내 통계는 물론, 세계 통계까지 사용해 남녀 성비 현상을 분석한 것. 다음은 황 기자의 글 전문이다.

1138호에 실린 기사.


원래 자연 상태에서는 남자가 많아야

박세준 기자가 ‘주간동아’ 이번 호에 ‘그 많던 남자애들은 어디 갔을까’라는 제목으로 재미있는 기사를 썼습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이 기사를 찾아 읽다 보니 이 기사에 본문만큼 재미있는(?) 댓글이 달렸네요.

“원래 자연 상태에서는 여성 성비가 높고, 그렇기 때문에 남성 성비가 높은 경우는 다른 이유들로 인해 비정상적인 상황이지요. 이런 상식 수준의 전제도 없는 논지 전개로 글을 쓰는 기자의 수준도 문제이지만, 이런 글을 데스크에서 거르지 못하는 동아일보의 데스크 수준도 참 안타깝습니다. 어쩌다 동아일보 인력이나 글 수준이 3류 인터넷 매체 수준으로 전락했는지.”

일단 이 기사는 주간동아 기사지만 동아일보에도 ‘[토요기획]어릴 적 모자라던 여자 짝꿍, 커서 보니 남녀 짝이 얼추 맞네’라는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니 동아일보 데스크 운운한 방향 자체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원래 자연 상태에서는 여성 성비가 높(다)’는 주장은 맞을까요?


원래 남자아이가 더 많이 태어난다? 아닙니다. 세계은행 자료를 보면 가장 최신 시점(2016)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여자아이 1000명이 태어날 때 남자아이는 1073명이 태어났습니다.

물론 전 세계 데이터라고 해서 ‘자연 상태’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각각 인구 13억 명이 넘는 중국이나 인도에 여전히 남아선호사상이 아주 심하니까요. 2016년에 여자아이 1000명이 태어날 때 중국에서는 남자아이가 1152명, 인도에서는 1107명 태어났습니다(참고로 한국은 1070명으로 세계 평균보다 3명 적었습니다).

남아선호사상이 여전한 나라에서 남자아이가 많이 태어나는 건 (우리도 경험했던 것처럼) 성별 초음파 검사→딸로 판명→임신중절수술 과정을 밟기 때문. 그렇다면 임신 시점 성별 분포를 알 수 있다면 이를 ‘자연 상태’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015년 4월 12일자에 이를 다룬 연구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등에 속한 연구진은 수정 후 3~6일이 지난 배아 13만9704개를 분석해 이 중 50.2%가 남자아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를 1000명 단위로 바꾸면 여아 1000명이 태어날 때 남아 1008명이 태어나는 셈이 됩니다. 이 정도면 거의 일대일이라고 봐도 무방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자연 상태에서도 남자아이가 더 많은 겁니다. 자연스레 ‘원래 자연 상태에서는 여성 성비가 높(다)’는 주장은 힘을 잃고 맙니다.

한국 사람들이 틈만 나면 찾아 비교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어떨까요? 역시 세계은행 자료에서 OECD 평균 출생 성비는 여아 1000명당 남아 1053명(2016년 기준)입니다. 이 정도면 ‘원래 자연 상태에서는’ 남자아이가 더 많이 태어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겁니다. 실제로 보통은 여아 1000명당 남아 1030~1070명이 태어날 때를 ‘자연 성비’라고 부릅니다.

남자가 더 많이 태어나기 때문에 전 세계 인구 가운데서도 남자가 더 많습니다. 계속 인용하고 있는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 가운데 50.4%가 남자입니다. 그것도 갈수록 남자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네, 맞습니다. 남자가 더 많이 죽는다는 점입니다. 50.4%를 역시 1000명 단위로 환산하면 여자 1000명당 남자 1016명입니다. 태어날 때는 여자 1000명당 남자가 1050명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는데 인구 구성에서는 남자가 이보다 더 적으니까요.

영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의 한 장면.


전 세계 인구 중에서도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다

한국도 당연히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이 포스트를 처음 쓰게 만든 주간동아 기사에서 인용하면 :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현재 20대 후반~30대 초반 남성의 유년 시절인 1990년 유년기 남아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35.5명으로 여아(21.2명)보다 높다. 이들이 10대가 되면서 남성 사망률은 61.3으로 여성(30.1)보다 배 이상 커진다. (중략) 자살률도 남성이 훨씬 높다. 통계청의 ‘2015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자살로 사망한 남성은 9559명으로 여성(3954명)보다 훨씬 많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로 보면 남성이 37.5명, 여성이 15.5명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네이버에는 이 기사에 “재미있는 기사인 줄 알았는데 남자가 많이 죽어서 성비가 맞춰져 간다는 기사. 살벌하네”라는 댓글을 남기신 분도 계셨는데 살벌한 건 사실이지만 동시에 이게 ‘자연의 이치’이기도 합니다. 남자가 더 많이 죽으니까 더 많이 태어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건데 요즘에는 예전만큼 많이 죽지 않아서 전 세계적으로 남자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거니까요.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사회경제적 환경이 성비에 영향을 끼친다는 겁니다. 미국 뉴욕시립대 퀸즈칼리지 연구팀이 영국학술원을 통해 펴낸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60년 52.7%였던 남아 출생 비율은 1963년 51.0%까지 떨어졌습니다. 1960년에는 여아 1000명당 남아 1114명이 태어났는데 1963년에는 1040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 기간에 중국 역사에 있었던 가장 중요한 사건은 ‘대약진 운동’(1958~62)이었습니다. 이 운동 목표는 ‘잘살아보세’였지만 실제로는 3000만 명이 굶어 죽는 ‘대기근’으로 이어졌습니다. 먹고살기 힘들어지면서 남아 출산이 줄었던 겁니다.

거꾸로 억만장자는 아들을 많이 낳습니다. 엘리사 캐머런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대 교수 연구팀이 2009년 1월 14일자 ‘플로스 원(PLos One)’을 통해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억만장자, 특히 남자 억만장자는 아들을 많이 낳습니다. 남자 억만장자는 자식 중 65%가 아들입니다.

아들이 많은 억만장자라 하면 역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떠오릅니다. 그는 아들만 6명을 뒀습니다(한 명은 생후 10주 만에 숨졌습니다). 생전에 한국 최고 부자였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도 (혼외자 두 딸을 제외하면) 슬하에 8남 1녀를 뒀습니다.

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에서 이유를 찾습니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임신 당시 호르몬 분비(부모 모두)가 자녀 성별 결정에 영향을 끼칩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으면 아들을 낳을 확률이 올라가는 식이죠. 그런데 이 남성호르몬은 성취욕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억만장자는 이런 성취욕이 아주 높은 사람이기 때문에 테스토스테론 분비도 많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들을 많이 낳게 된다는 겁니다.

사람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조지프 가너 미국 스탠퍼드대 의과대학원 박사가 샌디에이고동물원 포유류 번식 기록을 분석한 결과 암컷은 자기 건강 상태와 짝짓기 상태였던 수컷의 계급 등을 고려해 새끼 성별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식 환경이 좋아서 자기 건강 상태가 좋거나 (혹은 동시에) 수컷 계급이 높을수록 수컷 새끼를 많이 낳았습니다.



왜 아들이 선택 대상인가

이 정도가 되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딸이 아니라 아들을 낳을지 말지 선택해야 하는 걸까요? 그건 자식을 낳는 일이 기본적으로 유전자를 남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딸을 통해 유전자를 남길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에 확률이 떨어지는 아들이 선택 대상이 되는 겁니다.

그건 왜 그럴까요? 일단 세상에는 여자보다 남자가 많습니다. 그러니 남자에게 기본적으로 ‘연애=경쟁’입니다. 게다가 여자보다 남자가 바람을 피울 확률도 더 높습니다. 남자가 실제 성비보다 더 치열하게 경쟁에 매달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경쟁에서 실패하면 유전자를 남길 확률이 제로(0)에 머물 수도 있는 게 아들 인생입니다. 할리우드에서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라는 영화를 만들어도 ‘40살까지 못해본 여자’는 만들지 않는 이유가 다 있는 법입니다.

반면 딸을 통해서는 유전자를 남기기가 상대적으로 쉬워도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기가 어렵습니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옛 소련에 살던 바실리예프 부인이 자녀 69명을 낳은 게 역대 최다 출산 기록입니다. 그의 남편은 두 번째 부인을 통해 자녀 18명을 더 얻었습니다. 심지어 1672~1727년 모로코를 다스렸던 물레이 이스마일 이븐 샤리프 술탄은 자녀를 867명까지 두기도 했습니다(예상하시는 것처럼 아들이 525명으로 60.6%였습니다).

요컨대 어떻게든 유전자를 남길 확률을 높이겠다면 딸을 낳는 게 효율적인 선택이지만, 아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아들을 낳는 게 효율을 높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시절 ‘무조건 아들 낳고 보자’는 모드였고 그 결과….

줄었다는 성비가 1985~1989년생 여자 1000명당 남자 1107명, 1990~1994년생 1056명입니다. 전 세계 통계와 비교하면 1985~1989년생은 여전히 출생 자연 성비도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동아일보 기사 제목과 달리 여전히 짝이 얼추 맞지 않고, 여러분이 연애를 못 하는 건 꼭 여러분 잘못이 아닙니다. 전국에 계신 모든 총각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5월 12일 토요판 기사에 논쟁적 댓글이 많이 달린 이유는 최근 남녀 성대결 분위기가 심화됐기 때문. 과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디시인사이드’ 등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행되던 여성 혐오에 대한 미러링으로 ‘남성 혐오’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메갈리아’ ‘워마드’ 등 페미니즘을 자처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는 관련 내용을 주 콘텐츠로 세를 넓혀왔다. 여성 가운데 일부를 ‘김치녀’ ‘된장녀’라고 하는 것을 꼬집어 한국 남성을 ‘한남충’(한국 남자와 벌레의 합성어)으로 부르는 식이다.

이 중 워마드는 2015년 메갈리아 운영진이 남성 성소수자 비하 용어 사용을 금지시키자 이에 반발하고 나간 이용자들이 다시 만든 커뮤니티다. 이들은 활동 초기 사이트 메인 화면에 페미니즘이 아닌 여성우월주의와 남성혐오 커뮤니티라고 정체성을 밝혔다. 이후 메갈리아는 활동이 저조해 문을 닫았다.

불길에 섶을 지고 뛰어들었다

워마드의 미러링은 가끔 정도가 심해 논란이 되곤 한다. 지난해 11월에는 호주의 한 남자 어린이를 성폭행했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왔고 해당 글 작성자는 호주 현지에서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5월 1일에는 홍익대 회화과 누드 크로키 수업의 남자 누드모델을 몰래 촬영한 사진이 올라와 10일 경찰이 범인을 검거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논쟁이 커졌다. 남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 범죄는 9일 만에 검거하면서 수많은 여성 대상의 불법촬영 범죄는 구속 등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한 것. 5월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여성도 국민입니다. 성별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 순간에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물이 단순한 인터넷 게시물로 소비되고 신고해도 2차 가해만 돌아온다. 피해자가 여성이면 넘어가고 남성이면 빠르게 수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불법촬영(몰래카메라) 관련 범죄 검거율은 2016년 기준 94.6%이다. 관련 문제로 남녀 논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남녀 성비 관련 기사가 올라오니 댓글창에는 불이 붙을 수밖에 없었다.

한 남성 이용자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댓글은 “한국에서 젊은 남자로 사는 것이 점차 팍팍해진다. 군대도 다녀와야 하고, 위험한 일은 도맡아 한다. 얼마 전까지는 당연한 성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한국 남성 전체가 문제라며 혐오 표현과 범죄를 일삼는 일부 여성들 때문에 화가 난다. 나야말로 한국이 싫어 이제는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반하는 주장의 댓글은 대부분 해외 매매혼 등의 이유로 통계가 왜곡됐다는 주장을 폈다. 다른 누리꾼은 “기자도 어쩔 수 없는 한남. 한남들 매매혼 많이 하는 것은 쏙 빼고 여성이 많아졌다고? 니들이 사온 베트남 여자들은 안 세느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사에도 언급한 것처럼 인용된 통계는 한국에 사는 한국 국적자만 해당한다. 한국인과 결혼하더라도 국적을 취득하려면 귀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일부 남성들은 군입대 등 남성이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남아선호가 처음도 아닌데

남아선호사상 탓에 어린 시절 성비가 맞지 않았지만, 결혼 적령기를 전후해 성비가 맞아가는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1980년대 이전에도 남아선호사상이 더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 않았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해방 이후 세대 대부분의 남녀 평균 출생 성비는 107 대 100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 성비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완화되고 각 세대의 결혼 적령기에 다다르면 성비가 얼추 105~100의 자연 상태를 찾아간다. 남성 사망률이 여성에 비해 높은 것은 전 연령적 현상이기 때문. 1960년에는 5년 전만 해도 110을 넘던 당시 20대 초반 남녀 성비가 106으로 맞춰졌다. 이 성비는 이들이 20대 후반이 된 1965년에는 98.93까지 떨어진다.

조사의 문제인지, 출생 이후 남녀 인구가 꾸준히 늘어 성비가 110까지 오르다 떨어지는 사례도 종종 있다. 대표적인 세대가 해방둥이라 부르는 1940~1945년생이다. 이들의 남녀 출생 성비는 105~107 대 100 정도인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1955년 이들이 10대가 되자 성비는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아이들의 출생 성비만큼이나 큰 격차를 보였다. 10~14세는 110.3, 15~19세는 110.5까지 성비 불균형 현상이 일어난 것. 통계청에 따르면 출생신고를 늦추던 당시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당시 시대 풍조를 생각하면 남아가 여아보다 좋은 대우를 받았을 확률이 높다. 당시 굶어 죽는 사람도 많던 시절이라 남아가 여아에 비해 많이 살아남았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듯 과거에도 기성세대의 남아선호사상으로 젊은 층의 남녀 성비 불균형 문제가 상존해왔던 것.

한편 이들의 성비 조절에는 외부 환경의 변화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베트남전쟁 파병 등을 겪으며 통계상 성비가 조절되는 듯한 모습이 관측된다. 1960년까지 이들의 남녀 성비는 110~109 대 100 정도였으나 10년이 지난 뒤에는 99~106으로 조정됐다.


황규인 동아일보 기자 kini@donga.com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2018년 11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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