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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한올·동물사체’서 제주판 살인의추억 9년 만에 실마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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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한올·동물사체’서 제주판 살인의추억 9년 만에 실마리 찾았다

뉴스1입력 2018-05-17 13:17수정 2018-05-1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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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보육교사 살인, 피해자 몸에서 피의자 섬유 발견
과학수사 급속도로 발전하며 과거 단서들 보강
과학수사의 발전이 ‘제주판 살인의 추억’이라 불리는 도내 대표 미제사건인 보육교사 살인사건을 9년만에 해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7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피의자 박모씨(49)를 체포한 주요 근거 중 하나는 피해자인 이모씨(사건 당시 27·여) 몸과 옷에서 발견된 미세섬유다.

이 미세섬유는 박씨가 사건 당시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옷 섬유와 동일한 재질과 종류라고 경찰은 밝혔다.


또 박씨의 옷에서도 이씨가 숨지기 전 입었던 옷의 섬유가 발견됐다.

발견된 섬유는 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한 크기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미 9년 전에 해당 증거들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섬유의 동일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9년간 과학수사는 급속도로 발전했고 사건을 재수사하며 증거들을 재분석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몸에서 발견된 섬유가 피의자 옷 섬유와 같은 종류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종류와 재질이 같은 섬유라는 의미이지 미세섬유에서 사람의 DNA까지 검출해 특정할 정도의 변별력은 아직 없다.

제주경찰청 김기헌 형사과장은 “접촉하면 흔적이 남는다는 과학수사의 명언이 있는데미세 섬유증거는 DNA를 포함하는 모발과는 다르지만(피의자와 피해자가)접촉을 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영화 살인의추억을 보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DNA 검사를 미국에 의뢰하는데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며 “2009년에는 유사하다는 정도였던 섬유의 동일성이 지금은 확실하다는 판단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박씨가 피의자라는 근거는 또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그의 알리바이가 9년만에 깨졌다.

박씨가 9년 전에도 유력한 용의자였던 이유는 폐쇄회로(CC)TV에서 이씨가 실종된 2009년 2월1일 새벽 택시기사였던 그의 택시 이동경로가 범행 경로와 동일했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의심을 들게하는 단서였지만 문제는 사망시간이였다.

당시 부검의는 부패가 없고 시신의 직장체온이 대기온도보다 높다는 등의 이유로 사망시간이 사체 발견된 2009년 2월8일 오후 1시50분에서 최대 24시간 이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말해 박씨가 2월1일 이씨를 택시에 태웠다고 해도 범행 시점은 2월7~8일이여서 일주일간의 간격이 생겨버린다.

이씨가 실종 당일 사망했다는 여러 정황이 있었다. 2월3일에서 2월8일까지 비가 오지 않았지만 시신이 젖어 있었고 위장 속 소화되지 않는 음식물과 혈중알코올농도, 2월1일 오전 4시4분 이후 휴대전화 사용 내역이 없다는 점 등이 그렇다.

그러나 부검 결과가 우선이였고 범행 시간이 모호해지면서 결과적으로 박씨의 알리바이가 성립됐다.

9년 뒤 이 알리바이는 개와 돼지 사체를 이용한 동물시험에서 뒤집힌다.

국내 법의학계 권위자인 가천대 이정빈 석좌교수의 주관으로 전국의 과학수사요원들이 힘을 모아 동물 사체 부패 실험을 통해 실종 시점을 사망시간으로 새롭게 결론내렸다.

경찰은 동물 사체 실험에서 사후 7일 뒤에도 부패를 지연하는 냉장효과와 직장체온이 대기온도보다 높은 현상을 확인했다. 배수로라는 지형적 특성으로 부패가 지연됐고 피해자가 두터운 옷(무스탕)을 입어 체온이 유지됐다는 것이다.

범행시간이 시신 발견 시점에서 실종 시점으로 뒤바뀌면서 당시 마지막으로 피해자를 택시에 태운 박씨가 용의자에서 피의자가 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외에도 경찰은 거짓말탐지기와 뇌파반응도 검사,음성심리검사 등에서 모두 의심스러운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9년 전 수집한 CCTV 화면을 기술의 발전 덕분에 더 선명하게 보정할 수 있게 된 것도 한몫했다. 경찰은 최근 보정한 CCTV화면에서 박씨의 택시에 이씨가 타는 장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박씨에게서 압수한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박씨가 지난 9일 살인사건 관련 기사를 인터넷에서 검색한 흔적도 발견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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