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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는 ‘미투’ 망언폭탄 터뜨리고 문부과학상은 ‘섹시 요가’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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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는 ‘미투’ 망언폭탄 터뜨리고 문부과학상은 ‘섹시 요가’ 스캔들

장원재 특파원 입력 2018-04-26 03:00수정 2018-04-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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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각료 등 고위직, 여성들 분노에 불 지르다
23일 저녁 일본 도쿄 중의원 회관에 모인 야당 의원, 기자, 변호사, 연구자 등 200여 명이 ‘성범죄 피해자와 함께하겠다’는 의미에서 ‘#WithYou(당신과 함께)’ 손팻말을 들고 있다. 아사히신문 제공
“(사임한 후쿠다 전 차관이 여기자에게) 속아 넘어간 것 아닌가 등 다양한 의견이 세상에 많이 있다.”

아소 부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2인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24일 기자들과 만나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전 재무성 사무차관을 두둔하는 말을 했다. 야당은 성희롱 피해자를 가해자로 취급하는 발언이라며 일제히 반발했고 언론에서도 “전혀 반성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아소 부총리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일본을 뒤흔드는 재무성 사무차관의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아소 부총리 등 일부 고위직 남성들이 성범죄에 대한 낮은 의식 수준의 발언을 쏟아내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후쿠다 전 차관이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고 말하는 등 여기자들을 상습 성희롱했다고 주간지 슈칸신초(週刊新潮)가 12일 보도하자 아소 부총리는 “구두로 주의를 줬다”며 징계나 조사 없이 넘어가겠다고 말해 비판을 자초한 바 있다.

재무성은 이후 고문 변호사에게 조사를 위탁하면서 언론사에 “피해를 본 여기자가 있으면 조사에 협력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성범죄의 특수성을 무시한 발상이었다. 아소 부총리는 적반하장으로 “(피해자) 본인이 신고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가 출입기자단의 항의를 받았다. TV아사히가 자사 기자가 피해를 입었다며 항의문을 전했을 때는 “좀 더 큰 글씨로 쓰는 편이 보기 쉽겠다”고 비아냥거렸다.

불에 기름을 끼얹은 발언은 더 있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전 문부과학상은 22일 “(피해자가 녹음 파일을 주간지에 넘긴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범죄”라며 피해 여기자를 공격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했다. 자민당의 나가오 다카시(長尾敬) 의원은 야당 여성 의원들의 재무성 항의방문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성희롱과 인연이 먼 분들”이라고 썼다가 사과했다.

일본 정치인들의 이런 발언들을 놓고 성범죄에 관대한 일본 남성의 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여성이 빛나는 사회’를 내걸었지만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조사한 일본의 성 격차는 144개국 중 114위로 역대 최저였다. 일본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3개국 158위로 한국(116위)보다 낮다. 이번 사건에서도 인터넷에는 ‘꽃뱀’ ‘진보 진영의 음모’ 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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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못한 여성들은 ‘피해자를 지키자’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대학교수 변호사 등 200여 명은 23일 중의원 회관에서 검은 옷을 입은 채 ‘#WithYou(당신과 함께)’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지지의 의미로 검은 옷을 입은 미국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신문노조는 22일 언론계를 향해 “성희롱을 더 이상 참지 말자”고 호소했다. 도쿄신문은 24일 자체 조사한 여기자 대상 성희롱 사례를 공개했다. 취재원이 엉덩이를 만지거나, 큰 소리로 “너를 성폭행하고 싶다”고 말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아베 정권은 사태 수습에 고심 중이다. 아베 총리는 24일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를 만나 “매우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한 주간지가 24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상이 업무시간에 전직 성인비디오 배우가 경영하는 섹시 요가 업소를 방문했다고 폭로하는 등 악재는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일본#미투#아소 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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