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에 몰린 1조… “은퇴대비 투자로 딱이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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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안전성 갖춰 인기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 불안감이 커지면서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찾는 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기를 목표 시점(Target Date)으로 두고 생애 주기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주는 장기 투자 상품이다. 자산을 모아야 하는 20, 30대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우선 투자하고,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 급성장한 TDF…운용 자산 1조 원 돌파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TDF 순자산은 1조 원을 돌파했다. 2015년 말 30억 원 수준이던 TDF 운용 규모는 2016년 말 약 676억 원, 작년 말 75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해 왔다. 올 들어서도 25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돼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TDF의 흥행 비결은 은퇴 시점에 따라 자산을 탄력적으로 배분해 수익률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노린다는 점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은퇴 자산은 장기 투자로 복리효과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TDF는 여러 나라의 주식과 채권에 분산 투자하면서 투자자들의 자산 관리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익률도 우수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 TDF 평균 수익률은 8.82%, 3년 수익률은 17.08%, 5년 수익률은 27.74%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국내 혼합형펀드 수익률은 1년 4.98%, 3년 5.35%, 5년 14.85% 등으로 TDF에 못 미친다.

최근 1년 수익률은 ‘미래에셋 전략배분TDF2045년 혼합자산자투자신탁 종류C-I’가 14.94%로 가장 높았다. ‘한국투자 TDF알아서2045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C-F’는 13.50%, ‘삼성 한국형TDF2045증권투자신탁H(주식혼합-재간접형)Cf’도 11.97%로 수익률이 높았다.

펀드는 5년 단위로 상품을 고를 수 있다. 펀드명에 붙은 2030, 2045 등의 숫자가 은퇴가 예상되는 연도다. 은퇴 시점이 길게 남아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높인 ‘2045’형 상품들이 최근 1년 글로벌 증시 호황에 힘입어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 “퇴직연금도 TDF 적극 활용해야”

TDF를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는 돌파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은 1.88%에 그쳤다. 전체 적립금(168조4000억 원)의 91.6%를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자한 보수적인 운용 방식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TDF를 토대로 퇴직연금을 운용해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평균수명 증가로 안전자산 위주의 투자로는 필요한 만큼의 노후 자금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TDF 전문가인 JP모건의 캐서린 로이 은퇴전략부문 총괄대표는 이날 방한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은 2006년 연금보호법 도입 후 TDF를 중심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해 노후자금 고갈을 예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6년 115억 달러(약 12조 원) 수준이었던 미국 TDF 시장은 2016년 말 887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TDF 활용을 제한한 퇴직연금 운용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기 주식 비중이 40%가 넘는 TDF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원은 “주식 비중을 조정하거나 펀드를 교체할 타이밍을 놓치기 쉬운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TDF 활용 기회를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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