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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우리軍,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유감”…공개석상 첫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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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우리軍,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유감”…공개석상 첫 언급

뉴스1입력 2018-03-23 16:20수정 2018-03-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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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 News1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베트남 참전과 민간인 학살 등 불행했던 베트남과의 과거사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베트남과의 과거사에 대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관련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공개석상에서 직접적으로 ‘유감’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주석궁에서 열린 쩐 다이 꽝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베트남과의 협력관계 발전 상황에 대해 언급하던 도중 “이처럼 모범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며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엇에 대한 유감표명이냐’는 질문에 “참전과 관련된 포괄적 의미에서의 유감, 불행한 역사 (언급이라고) 그렇게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이 핵심관계자는 ‘공식사과로 봐야 하느냐’는 물음엔 “정부 차원에서의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사과, 그 후속조처로 배상 등이 따라는 게 공식사과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것은 공식사과는 아니다”며 “(이번 언급은) 베트남 과거사에 대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문 대통령이 계속 발언을 해온 연장선상에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과의 과거사에 대해 언급한 것은 역대 대통령으로선 세 번째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1998년 베트남 방문 시 쩐 득 렁 당시 베트남 국가주석에게 “본의 아니게 베트남 국민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당시 역대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호찌민 전 국가주석의 묘소를 찾아 헌화했다. 김 전 대통령은 2001년 답방한 쩐 주석에게 다시 한 번 “불행한 전쟁에 참여했다”고 말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2004년 베트남을 국빈방문한 자리에서 “우리 국민은 마음의 빚이 있다”며 베트남전 참전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 수위를 볼 때 문 대통령의 ‘유감 표명’은 가장 진전된 언급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제가 보기에는 같은 수위”라고 했다.

당초 베트남 지도부가 자신들의 내부 문제를 우려,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 한 것으로 알려져 문 대통령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베트남 방문 중 과거 베트남 파병에 대한 유감 표명이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쟁의 현장에서 겪은 민간인의 피해나 군인들간의 불행에 대해 의사 표시를 했으면 하는 게 저희의 기본입장”이라면서도 “베트남 자체 내에서 과거의 전쟁이나 과거 불행했던 역사가 부각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직접 유감표명을 한 것은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읽힌다.

또 다른 핵심관계자는 “베트남에게 사과를 안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 수위를 어떻게 할지 고민했던 것”이라면서 “베트남 정부와 사전협의는 없었지만, 자체적으로 (관련한) 건의도 했고, 대통령께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호찌민시 응우엔후에 거리에서 열린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개막식에 보낸 영상축전을 통해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고 에둘러 베트남전 참전과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번 유감표명은) 문 대통령이 한 ‘마음의 빚’ 표현이나 거기서 진전된 것이 아니고, 공식 사과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유감표명은) 양국관계의 현재에서 여러 상황 고려했을 때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참전국의 입장표명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과 관련해 고려가 있었는지’에 대해 “당연히 고려가 된 것”이라고 답했고,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한 것이냐’는 물음엔 “아니다. 전혀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꽝 주석은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난 뒤 “훌륭한 말씀 감사하다”고 짧게 화답했다.

꽝 주석은 정상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 곧바로 문 대통령의 과거사에 대한 유감표명에 대해 “베트남전 과거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진심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양국 간 우호관계를 공고히 하며 상생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꽝 주석이 ‘한국 정부가 더 노력해 달라’고 발언한 데 대해선 “무슨 의미로 그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는데, 양국간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한국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하노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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