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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 당긴 트럼프, 中에 관세 때리고 투자제한 ‘패키지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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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 당긴 트럼프, 中에 관세 때리고 투자제한 ‘패키지 폭탄’

한기재 기자 ,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입력 2018-03-23 03:00수정 2018-03-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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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조원 규모 對中 징벌적 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對中) 무역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 시간·한국 시간 23일 오전) 관세 부과와 투자 제한 등의 징벌적 조치가 포함된, 최소 500억 달러(약 53조5000억 원) 규모의 대중 보호무역 조치를 발표한다고 21일 보도했다. 중국을 ‘경제의 적(敵)’이라고 부르며 지식재산권 침해 및 무역적자 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로써 취임 후 벼르고 별러온 ‘중국 때리기’를 전면적으로 실천에 옮기게 됐다. 중국도 즉각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해 ‘글로벌 무역전쟁’이 확전 일로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온다.

○ USTR “中에 관세로 ‘최대의 압박’”

백악관은 중국의 ‘부당한’ 무역 관행을 들여다본 미 무역대표부(USTR)의 조사를 바탕으로 해당 조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USTR는 지난해 8월부터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 같은 조사를 해 왔다. 정부 당국자는 NYT에 △중국이 자국 시장에 접근하는 대가로 기술 합작을 요구해 기밀을 빼가고 △지나치게 싼 가격으로 기술을 매입할 뿐 아니라 △기술 입수를 위해 사이버 공격을 가했다는 ‘충분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세계무역기구(WTO) 등의 중재에도 중국이 해당 행위를 개선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21일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으로부터) 공격당하고 있는 몇 가지 분야의 기술 제품이 있다”며 “중국에 (무역정책상의) ‘최대의 압박’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특히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를 거론하며 “(지재권은) 미국 경제가 지닌 가장 큰 강점인데 바로 이걸 중국에 잃고 있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도둑질’한 물건을 미국에 팔아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무역전쟁을 원하지는 않지만, 늘어나는 무역적자를 안고 갈지는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답변했다.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중국산 품목은 100여 개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국가안보와 직결된 것으로 간주하는 정보기술(IT) 산업 관련 품목은 물론 생활가전제품과 신발, 의류 등 경공업 제품도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보호무역 조치를 발표한 뒤 USTR에 15일 이내로 보복 조치를 가할 물품 목록 전체를 제출하라고 지시할 예정이다.

미 재무부는 관세 부과와 더불어 중국의 미국 기업 투자를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이 인공지능(AI)과 이동통신 등 첨단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략적으로 미국 IT 기업들을 사들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5세대(5G) 이동통신기술 선두주자인 미국의 퀄컴을 싱가포르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이 인수하려 하자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며 행정명령을 통해 불허한 바 있다. 퀄컴이 외국 기업의 손에 넘어가면 중국 기업이 5G 분야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이다.

○ 中 ‘보복’ 다짐에도… “통상 관련 트럼프는 뼈다귀 문 개만큼 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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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겨냥한 관세 부과 규모인 500억 달러는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부과된 관세 규모로 추정되는 33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액수다. 그만큼 막대해진 ‘트럼프발 무역전쟁’의 대규모 확전 가능성에 관련 업계는 물론 미국 소비자들도 무역전쟁의 타격에 휩쓸리는 것은 아닌지 긴장하고 있다. 경제분석업체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루이스 쿠지스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양국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타국 경제까지 심각한 피해를 입어 무역분쟁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즉각적인 보복 태세에 나설 경우 미국은 재보복할 것을 시사했다. 중국 외교부가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자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21일 하원 청문회에서 농업 분야에서 중국의 보복이 예상된다며 “(미국이) ‘재보복’을 가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겪어본 인사들은 이 같은 우려에도 그가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부당한 무역 행태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0년 동안 믿음을 갖고 이야기해 온 사안이다”며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사안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뼈다귀를 문 개’와 같다고까지 표현했다.

국제사회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도 대중 무역 보복 조치는 미국이 동맹국들을 겨냥해 비난받은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비해 국내적으론 인기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스콧 멀하우저 전 주중 미국대사 비서실장은 NYT에 “점차 더 대담해지는 중국의 (무역 행태)로 미국 기업인들 사이에선 분야를 막론하고 숨 쉴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불만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몇몇은 과거에는 고려조차 한 적 없는 옵션들을 거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을 옹호해 오던 인사들마저 마음을 돌릴 정도로 최근 중국의 지재권 침해 및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적대적 인수’ 바람이 매섭다는 의미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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