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령자의 절반이 75세 이상… ‘중(重)노령’ 사회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1일 2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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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일 기준 65~74세는 1764만 명, 75세 이상은 1770만 명… 첫 역전
의료-간병 지원대책 발등의 불
일각 “고령자 정의 75세로 바꿔야”

일본의 고령자 중 절반 이상이 75세를 넘어서면서 고령자 지원대책이 절실해지는 ‘중(重)노령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인구추계(3월 1일 기준)에 따르면 일본의 75세 이상 고령자는 1770만 명으로 65~74세의 1764만 명을 넘어섰다. 일본의 인구추계에서 75세 이상 인구가 65~74세 인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전체 인구 1억2652만 명에서 7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4%였다. 성별로는 남성이 693만 명, 여성이 1077만 명이었다. 반면 15세 미만 인구는 12.3%, 생산가능연령인 15~64세는 59.8%로 조사됐다. 65세 이상은 27.9%였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고령화율’은 일본에서 흔히 ‘단카이(團塊) 세대’라고 불리는 1947~1949년생 베이비붐 세대가 65세에 이르기 시작한 2012년경부터 급속히 높아졌다. 2025년이면 단카이 세대가 모두 75세 이상이 된다.

가뜩이나 사회보장비 팽창으로 고심하는 일본 정부로서는 안정적인 의료 및 간병 제도를 구축하는 일이 발등의 불이 됐다. 일본에서는 고령자 중 65~74세를 전기 고령자, 75세 이상을 후기 고령자로 분류하며 후기 고령자에게 지원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 조사에서 65~74세 고령자 중 간병이 필요하다고 인정된 비율은 3%에 불과하지만 75세 이상에선 그 비율이 23%로 늘어난다.

총무성 추계에 따르면 의료기술 발전과 체력 향상으로 수명이 길어지면서 일본의 후기 고령자는 월 5만 명 안팎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일본 노년의학회는 지난해 “(현재 65세인) 고령자의 정의를 75세 이상으로 고쳐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2월 고령사회대책대강을 정비해 “연령에 관계없이 희망에 따라 일할 수 있는 고용 취업환경을 정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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