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경단녀 늘어 여성 경제활동률 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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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로 경제활동 현장 떠나
20대 후반 75%→30대 후반 58%
남녀 참가율 격차 OECD 4위

30대 초반에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이 많아지면서 한국의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4번째로 높아졌다. 출산과 육아지원체계를 혁신해야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주요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 증가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은 남성(78.9%)이 여성(58.4%)보다 20.5%포인트 높았다. 이 같은 남녀 간 격차는 35개 OECD 회원국 가운데 터키(41.4%포인트), 멕시코(34.9%포인트), 칠레(21.2%포인트)에 이어 4번째다.

한은은 한국의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이 벌어지는 주요 원인으로 30대 여성이 취업전선에서 물러나는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 기준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대 후반 75%에서 30대 초반에 62%, 30대 후반 58%까지 떨어진 뒤 40대 후반에 다시 70%로 반등했다. 여성의 경우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에 경제활동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지는 ‘M자 곡선’을 이루는 셈이다.

일본도 한국처럼 30대 여성의 사회활동이 둔화했지만 한국만큼 연령별 격차가 크지는 않았다. 보고서는 “결혼 출산 등의 이유로 30세 전후에 노동시장 참여를 포기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한국에서 여성 경력단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나라보다 여성의 임금 수준이 남성보다 크게 떨어지는 점도 한국 여성이 직장생활을 외면하는 원인 중 하나다. 아이를 낳는 30대가 되면서 낮은 임금과 열악한 복지를 감수하면서 일하는 대신 자녀만 잘 키우겠다고 결심하는 여성이 늘어나는 것이다.

2016년 기준 한국 남녀의 평균 임금 격차는 36.7%로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였다. 이는 한국 남성이 100만 원의 임금을 받을 때 여성은 63만3000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 같은 남녀 임금 격차는 OECD 평균(14.1%)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한국과 달리 OECD 전체적으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OECD 평균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63.6%다. 아이슬란드와 스웨덴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80%가 넘었다. 한은은 “세계적으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생산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여성 경제활동이 늘어야 삶의 질도 향상될 수 있다”며 “한국도 보육 지원과 육아휴직 활성화 등의 일-가정 양립정책을 꾸준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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