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취업률 남성 앞질렀다…女취업자 임금 높아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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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18일 2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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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된 이후 30년간 여성 취업자의 증가율이 남성 취업자의 증가율을 앞섰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졌다는 의미다. 다만 여성 근로자의 상당수는 최저임금을 받고 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남녀 임금 격차가 여전히 가장 컸다. 여성 고용의 양보다 질적 성장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아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다음달 1일 남녀고용평등법 시행 30주년을 앞두고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성 취업자가 1988년 677만1000명에서 지난해 1135만6000명으로 67.7%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같은 기간 남성 취업자는 1009만9000명에서 1536만8000명으로 52.2% 늘었다.

취업자 중 자영업자나 사업주를 제외한 임금근로자 비율은 1989년 여성이 59%, 남성이 63.6%였지만 올해 1월엔 여성이 77.9%로 남성(73.3%)을 앞섰다.

2004년 대비 지난해 임금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남성이 54.9% 오른 반면 여성은 67.8% 상승했다. 지금까지 여성 취업자의 월급이 남성에 비해 월등히 낮아 빚어진 현상이다. OEC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36.7%다. 남성이 100만 원 벌 때 여성은 63만3000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남녀 임금 격차는 1995년(44.2%)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독보적인 1위다. 우리나라에 이어 남녀 임금 격차 2위는 에스토니아(28.3%)로 우리보다 8.4%포인트나 낮다. 2016년 OECD 평균 남녀 임금 격차는 14.1%다.

연구진은 여성 취업자의 임금이 높아진 주된 이유가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해석했다. 여성 임금근로자 중 소득이 최저임금의 150% 미만인 비중은 2011년 46.8%에서 지난해 55.2%로 오히려 높아졌다. 특히 20대 여성 중 최저임금의 150% 미만을 버는 임금근로자는 같은 기간 33.4%에서 50.5%로 늘었다. 여성 임금근로자가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회복지서비스업이나 제조업 등에 몰려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부연구위원은 “2016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6년 13.4%에서 2015년 12.8%로 줄었지만 여성이 가구주인 가구의 빈곤율은 같은 기간 28.7%에서 31.3%로 증가했다”며 “여성 취업자의 증가를 마냥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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