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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시각장애 양재림의 약속 ‘포기하지마!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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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시각장애 양재림의 약속 ‘포기하지마! 할 수 있어!’

정선=임보미기자 입력 2018-03-18 15:08수정 2018-03-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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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패럴림픽 폐막식날 열린 마지막 회전 경기를 마무리한 양재림-고운소리
“만약 조금 더 결과가 잘 나왔더라면 홀가분했을 텐데 지금은 아쉬움이 너무 커요. 뭔가 더 해야 할 것 같고 지금도 한 경기라도 더 뛰어보고 싶은데 끝이라는 게 너무 아쉽고…. 그래도 지금까지 열심히 준비했고 최선을 다 해 패럴림픽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여기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1일 슈퍼대회전 경기부터 18일 폐회식날 열린 회전까지. 알파인스키 시각장애에서 활강을 제외한 전 종목(슈퍼대회전, 복합, 대회전, 회전)에 출전했지만 양재림은 여전히 다음 경기가 없다는 사실을 아쉬워했다. 비록 덤덤한 목소리로 마지막 도전을 마친 소감을 이어갔지만 양재림의 두 눈에서는 숨길 수 없는 아쉬움의 눈물이 뚝뚝 흘렀다.

4년 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대회전 4위에 올라 메달 문턱에서 주저앉은 경험이 있기에 양재림은 이번 대회 그 누구보다 메달을 원했다. 주종목 회전은 양재림이 메달에 가장 근접한 종목이었다. 더욱이 무대는 인생에서 다신 없을 안방 평창 패럴림픽.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패럴림픽 도전이었다. 메달을 원했던 양재림은 집에 전화도 잘 안하고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자신을 다잡았다.

양재림의 경기를 응원 온 가족들. 양재림의 부모님(두번째 줄 오른쪽 끝에서 2,3번째)은 11일 첫 경기 슈퍼대회전부터 18일 회전까지 모든 경기를 응원했고 홍콩에서 근무 중인 그의 언니(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는 특별휴가를 내고 동생을 보러 달려왔다.
하지만 양재림을 매 경기마다 가장 큰 목소리로 응원을 한 건 역시 그의 가족이었다. 그의 부모는 이미 양재림의 첫 경기가 끝났을 때부터 목소리가 쉬어있었다. 대회전 경기 때부터는 홍콩에 있던 언니도 ‘특별휴가’를 내고 동생을 응원하러 왔다. 대회전이 열린 14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언니는 그 길로 차를 몰고 강원도로 달려왔다. 9시 반부터 시작된 동생의 1차 런은 휴게소에 들러 휴대전화로 챙겨봤고 오후에 시작된 2차 런부터는 ‘가족 응원단’에 합세했다.

양재림은 “그동안 연락도 잘 못했는데 이렇게 매 경기마다 와서 응원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고 나에게는 마지막 기회라 너무 성적을 내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긴장을 많이 했는데 가족들 덕분에 그나마 긴장이 덜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회전에서 양재림은 7위에 오르며 패럴림픽 여정을 마무리 하게 됐다. 기록이나 수치상으로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지만 마지막 도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양재림은 끝까지 자신의 도전을 함께해준 고운소리(23)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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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까지 수많은 경기를 해왔는데. 물론 다른 경기들보다 기록도 잘 안 나왔고 성적도 안 좋지만, 그래도 평생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 같아. 네가 소리내주는 걸 따라서 듣고 따라가던 느낌은 아마 내 머리 속에서 더 오래 남을 것 같아. 매년 겨울 만나서 스키타자. 정말 고맙고, 그동안 수고했어.”

감정이 북받혀 눈물샘이 터진 양재림에게 고운소리는 “언니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양재림이 AD카드에 직접 넣은 문구. ‘포기하지마! 할 수 있어!’
“언니가 패럴림픽 앞두고 컨디션이 많이 안 돌아와서 무사히 완주하고 좋은 경기 펼치는 게 목표라고 서로 말을 많이 했었거든요. 가장 자신 있어 하던 마지막 회전에서 비록 7위였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그 어떤 때보다 좋은 느낌으로 내려왔어요. 실수도 없었기 때문에 정말 고마워요.”

양재림이 목에 걸고 있는 AD카드에 적혀있는 문구에 눈이 갔다. 평창 선수촌에 입소할 때부터 새겨 넣은 문구였다.

‘포기하지마! 할 수 있어!’


정선=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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