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초강력 대북제재’ 사전 설명… 文대통령 ‘대화 불씨 살아있다’ 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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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美 ‘포스트 평창’ 외교전]23일 만찬전 ‘40분 회담’ 무슨 얘기

23일 입국해 26일 떠나는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것은 총 세 차례다. 23일 만찬 전 예정에 없던 별도 회담을 가진 두 사람은 공식 환영 만찬과 25일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에서 다시 만났다. 이 중 가장 핵심은 40여 분간의 별도 회담이다.

이 자리에는 문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 외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만 배석했다. 미국의소리(VOA)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방카 보좌관이 문 대통령에게 대북 제재에 대한 아버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만찬 전 회담에서) 대북 제재와 관련된 사전 전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를 발표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인 한국에 제재 조치 사실을 미리 알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평창을 계기로 대화 국면을 이어가려는 청와대와 온도 차가 있는 기류다. 다만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대화의 불씨가 아직 살아있다는 점을 이방카에게 강조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 안팎에선 이를 두고 한미가 각각 ‘대화’와 ‘압박’이란 역할 분담에 나선 것인지, 평창 이후 각기 다른 ‘마이웨이’를 가려는 전조인지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백악관이 대북 압박 기조를 거둔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계속해서 압박 기조를 이어나가고, 청와대가 나서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설득하는 ‘공동 전선’이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평창 폐회에 맞춰 초강력 대북 제재를 꺼내든 것은 개회식 전후로 어렵게 마련했던 북-미 대화를 김정은이 걷어찬 상황에서 백악관이 “더 이상 대화의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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