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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 ‘갑질’ 그 난리였는데…1심 무죄 판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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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 ‘갑질’ 그 난리였는데…1심 무죄 판단 이유는

뉴시스입력 2018-01-24 15:56수정 2018-01-2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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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부당이득 위해 치즈 공급가격 부풀렸다 보기 어려워”
“가맹점 폐점시 상권 공백 메우려 직영점 출점 검토 일반적”
“서로 매장 성격 달라 직접적 경쟁관계 있다 보기도 어려워”
“동종 점포가 주변에 들어서면 매출 하락은 자연스러운 일”
“언론 보도된 영업방해·보복출점 행위 인정할 근거 불충분”

미스터피자 가맹점에서 탈퇴한 점주들에 대한 보복행위 등 소위 ‘갑질’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우현(70) 전 MP그룹 회장이 1심에서 이 부분에 대한 무죄를 선고받음에 따라 그 이유에 관심과 의문이 쏠리고 있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은 전날 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구속됐던 정 전 회장은 재판 후 풀려났다.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되고 MP그룹 및 치즈 공급 관계사들이 압수수색까지 당하자 미스터피자 창업주인 그는 지난해 6월 회장직에서 전격 사퇴한 바 있다.

정 전 회장은 가맹점에 피자 재료인 치즈를 공급하면서 동생이 운영하는 중간 업체를 반드시 거치게 한 이른바 ‘치즈 통행세’ 수법으로 57억여원을 동생에게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았다.

또 이에 반발하며 탈퇴한 가맹점주들이 ‘피자연합’이라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독자 상호로 새 피자 가게를 열자 이들이 치즈를 사지 못하게 방해하고, 이 가게 근처에 미스터피자 직영점을 내 저가 공세를 펴는 등 ‘보복 출점’으로 영업을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보복 영업의 방식은 5000원짜리 치킨 판매, 피자+돈가스 판매 등이었다.

가맹점주협회 활동과 피자연합 창립을 주도하면서 사측과 맞서다 ‘보복 출점’ 대상이 된 협동조합 이모 이사장은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정 전 회장은 이 같은 갑질 행위를 이유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으며 재판에서도 이 부분이 핵심 혐의였다. 검찰 조사에서 정 전 회장은 자신의 딸과 친인척, 딸의 가사도우미까지 그룹의 ‘유령 직원’으로 올려놓고 총 29억원의 공짜 급여를 챙긴 혐의 등이 추가됐다.

그러나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1심 재판부는 논란의 단초가 됐던 갑질 행위 핵심 혐의들을 무죄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당지원행위 혐의가 공정거래법 조항을 위반한 죄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자와 직접 거래하면 상당히 유리하다’는 구체적 요건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정 전 회장 동생이 치즈 유통 이익으로 57억여원을 얻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중간 유통 마진을 제외한 금액이 MP그룹이 매일유업과 직거래할 경우 가격과 같다고 볼 근거를 찾을 수 없고, MP그룹이 유통 마진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MP그룹은 미스터피자 가맹점에서 사용되는 치즈를 2001년부터 매일유업으로부터 납품받았다. 이 과정에서 MP그룹은 CK푸드라는 업체를 통해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았다. CK푸드는 정 전 회장 동생이 운영하는 매일유업 대리점인데, 매일유업이 CK푸드에 10kg당 7만원대에 치즈를 납품하면 CK푸드가 미스터피자 가맹점에 10kg당 9만원대에 치즈를 납품하는 방식으로 치즈 통행세를 거뒀다는 것이다. CK푸드가 없었다면 가맹점들은 10kg당 7만원대로 훨씬 싸게 치즈를 납품받았을 수 있었다는 의혹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동생 정씨는 납품가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매일유업은 MP그룹과 거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 단가를 맞춰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며 “정 전 회장이 동생의 부당이득을 위해 치즈 공급가격을 부풀렸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6년 11월경 매일유업과 치즈 직거래 이후 일시적 공급가격이 하락한 것은 MP그룹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독일 치즈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탈퇴 가맹점주에 대한 보복성 행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경쟁업체 출현에 따른 대응 등 경영상 판단이며, 유죄 인정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탈퇴 점주가 폐점 후 같은 위치에서 협동조합 형식의 피자 브랜드 지점을 개설하자 미스터피자가 인근에 직영점을 낸 점에 대해 “프랜차이즈 업체는 가맹점이 폐점하면 해당 상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부근에 새로운 가맹점이나 직영점 출점을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가맹계약이나 상거래 관습에 의해 허용되지 않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탈퇴 가맹주가 개설한 브랜드) ‘피자연합’은 다이닝 매장이었고, MP그룹 직영점은 배달 전용 매장이라 직접적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동종 경쟁 점포가 주변에 들어서면 선행 점포 매출 하락은 자연스럽고, 그 결과만으로 후속 점포의 영업활동을 업무방해 등으로 처벌하는 것은 자유 경쟁을 금지한다”고도 적시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피자연합이 치즈, 소스 같은 식자재를 공급받지 못하도록 MP그룹이 압력을 넣은 정황은 인정했지만 “2016년 7월부터 8월까지 MP그룹은 탈퇴 가맹점주 고(故) 이모씨가 추진하는 D사를 통한 치즈 ‘사입’ 문제를 주로 다뤘다”며 “이씨가 설립하고자 하는 새로운 피자 브랜드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씨에 대한 허위 고소가 업무방해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고소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는 점만으로 업무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되거나 사업활동을 심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방해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다만 정 전 회장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물류업체와 피자 원료회사를 통한 딸과 그 보모, 사돈 등에 대한 허위 급여 지급, 측근 명의로 개설한 관리점의 로열티·4대보험료 청구 면제 등 횡령·배임 부분은 유죄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정거래법 취지를 크게 훼손하는 범죄이고, 횡령·배임 합계가 40억원 이상으로 액수가 적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6개월여 구금생활로 범행 반성 기회를 가졌고 언론에 보도된 위법한 영업방해, 보복출점 행위를 인정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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