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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역사 쓰는 정현…6년 후원한 삼성이 말 아끼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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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역사 쓰는 정현…6년 후원한 삼성이 말 아끼는 이유

뉴스1입력 2018-01-24 15:01수정 2018-01-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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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단 해체에도 유망주 정현 후원…정유라 사건에 후원 연장 어려워
정현이 지난 22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결정적인 타이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낸 후 포효하고 있다. 한국 선수가 그랜드슬램 8강에 진출한 것은 테니스 역사상 최초이다. (라코스테 제공) 2018.1.24/뉴스1

한국 첫 테니스 메이저대회 4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쓴 정현(22·한국체대)의 후원사는 삼성증권이다. 기업이 후원하는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 해당 기업이 홍보 차원에서 대대적인 광고를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삼성은 주목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24일 체육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2012년부터 정현을 후원해왔다. 중학교 시절 유망주라는 기대 속에 미국 유학을 떠난 정현은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2012년 고교 입학 후 삼성증권의 안정적인 지원 속에 훈련에 매진했다. 이에 힘입어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테니스의 전설인 이형택 등 스타를 키워낸 삼성증권 테니스단은 2015년 결국 해체됐다. 다만 삼성은 정현 등 유망주의 투어 대회 출전을 집중 후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후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증권은 정현의 대회 성적과 세계 랭킹에 따라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감독 시절 이형택을 길렀던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이 정현의 재능을 알아보고 후원을 주선한 뒤 제자인 김일순 전 삼성증권 감독에게 지도를 맡긴 것이다. 정현이 16강전 승리 직후 ‘캡틴, 보고 있나?’라고 카메라 렌즈에 사인한 것이 바로 김 전 감독과의 약속이었다. 당시 팀 해체 이후 유망주인 자신에게 따로 거액의 후원이 이뤄지자 정현은 다른 동료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한다.

테니스 뿐 아니라 레슬링, 빙상, 승마 등 비인기종목에 대한 삼성의 후원은 역사가 깊다. 그럼에도 삼성이 세간의 관심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영향이다.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으며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해 승마지원이 이뤄진 것을 ‘뇌물’이라고 기소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이 부회장 측의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다.

비인기종목 선수들의 안정적인 훈련을 위해 집행해온 스포츠 분야 사회공헌을 뇌물로 보는 한, 삼성이 스포츠 종목이나 선수를 후원하는 일은 앞으로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대한승마협회를 맡으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탁을 받은 것이 전부이며, 무슨 청탁을 하기 위해 정유라에 말을 빌려준 것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삼성이 수십 년간 해온 스포츠 사회공헌이 뇌물로 둔갑해버리자 삼성은 스포츠 분야 사회공헌을 원점에서 재검토 중이다. 삼성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공식스폰서로서 1000억원을 후원했다.

정현에 대한 삼성증권의 후원 계약은 3월 말이면 끝난다. 그동안 정현은 삼성증권으로부터 전담 코치와 트레이너 인건비, 해외투어 경비, 숙소 임대료 등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재계약 가능성은 거의 없다. 체육계에서는 삼성이 비인기종목을 위해 오래 후원해왔지만 승마지원으로 총수가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비극을 맞이했기 때문에 후원이 앞으로 명맥을 잇기 힘들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정현 선수의 좋은 성적을 응원하고 있다”며 “그 외에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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