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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못한 암호파일 760개… 개봉여부 놓고 둘로 갈린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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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못한 암호파일 760개… 개봉여부 놓고 둘로 갈린 법원

전주영기자 , 권오혁기자 입력 2018-01-24 03:00수정 2018-01-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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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PC ‘동향파악 문건’ 후폭풍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 조사가 일단락됐지만 판사 뒷조사 논란이 커지면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23일에는 추가조사위원회가 풀지 못한 암호 파일의 개봉 여부를 놓고 3차 조사와 검찰 고발을 요구하는 법관들까지 나와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 암호 파일 개봉 또 다른 쟁점

이날 법원에서는 추가조사위가 확인하지 못한 760여 개의 암호 파일을 열어야 할지를 놓고 판사들이 대립했다. 조사위 보고서에 따르면 760여 개 중 300여 개는 삭제된 파일이어서 복구해도 파일명조차 확인할 수 없지만 나머지 460여 개는 정상 파일로 암호만 해독하면 열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 남모 판사는 23일 법원 내부 전산망 ‘코트넷’ 게시판에 ‘나오면 나오는 대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사법연수원 16기)이 사용한 컴퓨터 및 물적 조사로 추출된 파일 중 암호가 설정된 파일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고 한다. 빙산의 일각만 조사한 것으로 읽힌다”고 적었다. 경기지역 법원의 한 판사는 통화에서 “나중에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대법원장이 미심쩍은 파일들까지 깨끗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호가 있으면 열 수 있는 파일 중에는 ‘(160407)인권법연구회_대응방안’ ‘국제인권법연구회대응방안검토[임종헌 수정]’ ‘인사모 관련 검토’ 같은 이름의 5개 파일이 있다. 진보적 성향의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등의 동향을 기록한 문건으로 추정된다. ‘인사모’는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소모임인 ‘인권을 사랑하는 판사들의 모임’의 약자다.

○ “사법개혁 신호탄” vs “판사 비위 나오면 부작용”

김명수 대법원장(59·15기)은 23일 오전 출근길에 “일이 엄중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신중하게 입장을 정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르면 이번 주에 담화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법원 일각에는 김 대법원장이 취임 초기 내부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다. 향후 추진할 사법개혁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서라도 양승태 대법원장(70·2기) 시절에 이뤄진 법원행정처의 문제를 적당히 덮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 것.

반면에 암호 파일 개봉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3차 추가 조사를 요구하는 일부 판사의 동향이 기록된 파일의 암호가 풀리면 그 판사들이 과거 구설에 올랐던 행동이나 발언이 공개돼 내부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2016년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거 때 인사모 소속 판사들이 “우리는 A 판사를 밀기로 했다”며 동료 판사들에게 식사를 접대한 것이 알려져 당시 법원행정처가 ‘의장 경선 대응 방안’ 문건을 작성했다. 만약 3차 조사에서 이 사안을 기록한 다른 파일이 발견돼 실제 문제가 된 일부 판사의 행동이나 발언이 공개된다면 또 다른 논란이 될 수 있다.

추가조사위가 전날 공개한 보고서에는 청와대 측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7·구속 기소)의 항소심 선고와 관련해 상고심 재판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해줄 것을 희망한다는 동향이 적혀 있다. 대법원 재판이 청와대의 압력에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일부 보도가 나오자 김 대법원장을 뺀 13명의 대법관은 “관여 대법관들은 재판에 관해 사법부 내외부의 누구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은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이날 밝혔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권오혁 기자
#암호파일#법원#컴퓨터#판사#사법부 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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