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與 서울시장 경선… 우상호 이어 박영선-민병두 도전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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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정책 때리고 親文 앞세우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경선이 달아오르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여전히 자유한국당 등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선이 곧 본선”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21일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한 데 이어 박영선 민병두 의원이 22일 각각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기자회견을 경쟁적으로 열었다. 예비후보들은 3선을 노리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 허점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박 시장의 약점을 파고들어 대안 후보로서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박 시장이 도입한 대중교통 무료 운행과 차량 의무 2부제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서울시는 현재의 낡은 대책을 버려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무료 정책은 이제는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박 의원은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제안했다.

민 의원은 박 시장의 역점 사업인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을 비판했다. 민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 사업은 사업주만 큰 특혜를 얻게 된다.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민 의원은 △노후 학교 부지에 신혼부부 주택 공급 △재래시장에 1층은 시장, 2층 이상은 주택으로 구성된 모듈러 주택단지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날 출마를 공식화한 우 의원은 연일 박 시장의 부동산 정책을 겨냥하고 있다. 그는 “서울시와 강남 4구가 지난해 1년 동안 초과이익환수제가 실시되기 전 집중적으로 재건축 허가를 내준 것이 강남 4구의 집값 상승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박 시장의 서울시장 재선 때 그를 지원했지만 이번엔 ‘인물 교체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달 중 출마 선언을 준비 중인 전현희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후보자 중 유일하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미세먼지나 부동산 등 현안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원외인 정청래, 정봉주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이 조기 점화하면서 ‘친문(친문재인) 마케팅’도 시작됐다. 당내 경선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친문 성향 권리당원들을 의식한 것이다. 박 시장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도 적폐”라고 각을 세운 만큼 후발 주자들이 박 시장의 비문(비문재인) 이미지를 역이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원했던 박 의원은 “나는 원조 친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남들이 과연 가능성이 있을까 반반이었는데, 모든 것을 던져 문 후보를 도왔다. 2017년 대선 때도 결정적인 순간에 모든 것을 던져서 문 후보를 도왔기에 저를 원조 친문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선거 슬로건을 ‘문(문재인) 민(민병두) 시대’로 잡은 민 의원은 “문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2년간 민주정책연구원장을 했고, 지난해 대선 당시 총괄 특보단장을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초벌구이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세력으로서 친문은 아니었어도 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부터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조언을 드리고 협력해 왔다”며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전 의원은 “다른 후보들이 말로만 친문이라고 하지만, 나는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기 이전부터 경선 캠프에 합류해 문 대통령을 도왔다”고 강조했다.

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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