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손발 맞출 시간 2주일도 안돼… 北선수 12명 ‘대접’ 고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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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창 단일팀 합의]Q&A로 본 女아이스하키 단일팀

과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순항할 수 있을까. 남북 단일팀 앞에 놓인 과제와 향후 전망 등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북한 선수들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A.
지난해 4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북한을 3-0으로 완파했다. 이후 한국은 미국과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전력을 더욱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지금 다시 맞붙는다면 5-0 정도로 한국이 이길 걸로 예상한다.

Q. 경기당 3명의 북한 선수를 어떤 식으로 운용할 수 있나.

A.
북한 선수들을 백업으로 기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아이스하키는 5명이 한 조(라인)를 이루고, 대개 4개조로 운영된다. 1∼3라인은 한국 선수가 주로 뛸 것으로 보인다. 빙판에 서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4라인에 북한 선수들을 집중 배치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되면 북한 선수단이 반발할 수도 있다. 한 조에 북한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을 함께 섞어 운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조직력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Q. 정부는 세라 머리 감독에게 선수 운용에 관해 전권을 준다고 하지 않았나.

A.
‘평창 회의’에 따라 이 말을 지킬 수 없게 됐다. 최소 3명의 북한 선수를 기용하도록 합의됐기 때문이다. 5명의 고정 출장을 주장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제안을 정부가 3명으로 줄이긴 했다. 그렇다 해도 머리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Q. 어떤 선수들이 올지 정해졌나.

A.
현재 가장 시급한 부분이다. 큰 틀의 합의만 이뤄졌을 뿐 누가, 언제 오는지 등 세부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 한 관계자는 “시간이 없다. 빨리 결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2골, 2어시스트를 기록한 정수현이나 수비력이 좋은 원철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Q. 남북 단일팀은 언제 만나 호흡을 맞출 예정인가.

A.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합류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선수를 구성하는 대로 진천선수촌으로 이들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2월 4일 스웨덴과 최종 평가전을 갖는다. 그때까지 2주도 남지 않았다. 평창 올림픽 첫 경기는 2월 10일 스위스전이다.

Q. 라커룸 등 시설 보완도 필요해 보인다.

A.
35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라커룸은 없다. 강릉하키센터나 관동하키센터도 23∼25명이 쓸 수 있게 만들어졌다. 어쩔 수 없이 각방을 쓸 가능성이 높다.

Q. 정부는 그동안 한국 선수들에게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A.
여자 아이스하키 엔트리는 23명이다. 여기에 북한 선수 12명이 추가돼 단일팀 엔트리는 35명이 된다. 하지만 경기(출전) 엔트리는 원래 규정대로 22명으로 제한된다. 최소한 3명의 북한 선수가 뛰어야 되는 만큼 한국 선수들의 출전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Q. 한국 선수단의 분위기는 어떤가.

A.
현실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단일팀 구성이 성적에 대한 변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본전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대표팀 최종 명단에서 아쉽게 탈락한 이민지는 2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선수에게는 게임을 뛰는 1분 1초가 소중한데 단 몇 분이라도 희생하는 게 어떻게 기회 박탈이 아니냐”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몇몇 누리꾼들이 이민지의 SNS에 들어가 온갖 비난을 쏟아냈고, 그는 자신의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남북 단일팀#평창 올림픽#아이스하키#북한선수#연습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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