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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고미석]외로움 담당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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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고미석]외로움 담당 장관

고미석 논설위원 입력 2018-01-19 03:00수정 2018-01-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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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loneliness)과 고독(solitude), 거기서 거기 같은데 둘 사이에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 외로움이 부정적 상태를 의미한다면, 고독은 긍정 쪽에 무게가 실린다. 만일 자기 의지와 상관없는 관계의 단절과 소외의 상황이 쓸쓸하고 괴롭다면, 당신은 외로운 것이다.

▷나 자신과 마주할 때가 마냥 행복하고 즐겁다면 그건 고독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혼밥 먹방의 진수를 보여준 일본 인기 만화의 제목이 ‘외로운 미식가’가 아닌 ‘고독한 미식가’인 이유다. 21세기 들어 외로움은 개인적 불운이 아니라 국가적 관심과 대책이 필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우울증 치매 같은 심각한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물론 지난해 영국에선 외로움이 하루 담배 15개비 흡연만큼 해롭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최근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외로움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을 신설해 스포츠·시민사회 장관이 겸직하도록 했다. 2016년 극우 성향 외톨이에게 살해된 조 콕스 의원이 생전에 주도한 위원회(Loneliness commission)를 정책으로 연계하려는 조치다. 75세 이상 영국인 중 절반이 혼자 생활한다. 외로움으로 고통을 겪는 인구가 900만 명에 이른다는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인 결과다. 지금 한국 사회는 혼술 혼밥 등을 새로운 놀이 트렌드처럼 여기는 분위기지만 언젠가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될 터다.

▷의료서비스를 총괄하는 영국 NHS에 따르면 외로움은 계절을 탄다. 한겨울 추위와 만났을 때가 최악의 치명적 조합이다.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외로움 치유법은 간단하다. 나이 든 사람이라면 새 취미 활동이나 자원봉사를 시작하고, 남에게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젊은 사람에게는 디지털상이 아니라 현실에서의 만남, 전화 통화 같은 직접 소통을 권한다. 기억해둘 점은 외로움은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이고, 겉으로 바쁘고 충만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여도 누구나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 혼자라서 고통스럽고 혼자여서 즐거운, 도무지 종잡기 힘든 자여, 그대의 이름은 인간이로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9@donga.com
#minister for loneliness#외로움 담당 장관#한국 사회#혼술#혼밥#외로움 치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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