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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폭락에 대박꿈 와르르… 패닉에 빠진 2030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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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폭락에 대박꿈 와르르… 패닉에 빠진 2030세대

황성호기자 , 김성모기자 , 황태호기자 입력 2018-01-19 03:00수정 2018-01-24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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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직원 대책발표 직전 팔아 50% 차익
가상통화 투자자 “나는 망했는데…” 격앙
17일 밤 서울 한강 일대에서는 경찰의 ‘수색 작전’이 펼쳐졌다. 오후 9시경 인터넷 커뮤니티의 가상통화 관련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발단이었다. “지금 한강이 녹았냐? 진지하다. 엄마 미안”이라는 내용이었다. 가상통화 시세가 ‘반 토막’ 날 정도로 곤두박질친 날이었다. 이 글을 본 한 누리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마포대교를 중심으로 샅샅이 수색했지만 자살 시도자는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통화 가격이 떨어질수록 이런 일이 더 많아질까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가상통화 시세 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젊은층의 사연이 많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가상통화 대책에 관여했던 금융감독원 직원이 대책 발표 직전에 가상통화를 팔아 50%가 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 ‘멘붕’ 빠진 투자자들

매학기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던 장모 씨(23지방 국립대 재학)는 ‘구걸꾼’으로 전락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등록금에 월세 낼 돈까지 끌어 모아 400만 원을 가상통화에 투자했다. 하지만 17일 가상통화 시세가 폭락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장 씨는 인터넷에 “보증금 500만 원에 월 35만 원짜리 자취방에 들어가야 한다. 제발 도와달라”는 글을 77개나 올렸다.

이달 초 코인당 2500만 원을 넘어섰던 비트코인은 17일 1200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해외에선 18일까지 이틀째 심리적 지지선인 1만 달러가 깨졌다.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가 실패한 이들은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방모 씨(25)는 2년간 모은 2000만 원에 저축은행에서 500만 원을 빌려 투자에 나섰지만 현재 수중에 200만 원밖에 남지 않게 됐다. 방 씨는 “신용등급이 8등급이라 대출도 이젠 어렵다. 가상통화 투자는 더 이상 생각도 하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한 누리꾼은 “집을 담보로 2억 원을 대출받아 투자했다가 실패해 아내로부터 이혼 통보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가격 급등락에 스트레스를 받은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비트코인 히스테리’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 지역에 산다는 한 누리꾼은 “18일 새벽 가상통화 투자에 실패한 남편이 반려견을 때리다가 이를 말리던 아내까지 때렸다. 아내가 우리 집으로 도망쳐 와 살려달라고 했다”는 글을 올렸다.

투자 손실을 만회하려 오히려 대출을 더 받는 이들도 있다. 은행 마이너스 통장으로 3000만 원을 빌렸던 직장인 이모 씨(33)는 17일 오후 저축은행을 찾았다. 투자한 가상통화가 ‘반 토막’ 난 데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 한도까지 찼기 때문. 시중은행 직원은 “어제오늘 젊은층을 중심으로 대출 문의가 평소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한 수입차 딜러는 “가상통화로 돈을 벌어 차를 산다는 고객들이 꽤 있었는데 어제는 취소 문의가 많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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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직원, 대책 발표 이틀 전 팔고 빠져

정부 규제에 불만을 가졌던 투자자들은 규제에 관여했던 금감원 직원이 가상통화 거래로 이익을 거둔 것으로 밝혀지자 “정부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뒤통수 맞았다”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국무조정실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국무조정실로 파견된 선임급(일반기업의 대리급) 직원 A 씨는 지난해 7월 가상통화에 약 1300만 원을 투자했다. 가상통화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던 때다. A 씨는 12월 11일 보유량의 절반 이상을 매도해 700여만 원의 차익을 챙겼다. 수익률은 50%를 웃돈다.

정부는 이틀 뒤인 국무조정실 주재로 미성년자 거래를 금지하고 과세를 검토하는 내용의 가상통화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A 씨는 국무조정실 내에서도 가상통화 태스크포스(TF)를 담당하는 부서에 소속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두고 기업의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범법 행위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12일 최흥식 원장이 임직원의 가상통화 투자를 자제하라고 지시한 이후에는 A 씨가 가상통화에 추가로 투자한 사실이 없다”며 “직무 관련성 여부 등 사실관계 확인이 끝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A 씨의 가상통화 투자 사실은 지난달 관세청 공무원의 가상통화 대책 유출 사건 이후 국무조정실이 내부 감찰을 진행하면서 드러났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김성모·황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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