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담당장관, 영국서 생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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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고독은 현대인의 슬픈 현실”… “담배 매일 15개비 피우는만큼 위험”

영국에 ‘외로움(loneliness) 담당 장관’이 탄생했다. 일간 더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외로움’ 문제를 담당하는 신설 부서의 수장에 트레이시 크라우치 스포츠·시민사회장관을 임명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외로움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극우주의자의 총격에 사망한 조 콕스 의원(당시 41세)이 큰 관심을 두었던 사회문제로, 그를 기리는 의미에서 해당 부서와 직책이 신설된 것이라고 언론은 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외로움은 너무나도 많은 현대인에게 슬픈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인, 그리고 이들을 부양하는 사람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 등 ‘주위에 이야기와 생각을 나눌 사람이 없는 사람들’이 견뎌내야 하는 문제를 다루기 위해 행동을 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콕스 전 의원이 설립했지만 그의 피살 사고 후에야 본격적인 활동을 펼쳐온 ‘조 콕스 재단’의 정책적 조언에 따른 결정이다.

해당 부서는 영국 국립통계국과 함께 외로움을 측정하는 방법을 찾고 정책 개발을 위한 기금 설립에 나서게 된다. 부서를 이끌게 된 크라우치 장관은 현지 언론에 “시민운동가와 기업, 그리고 동료 의원들의 힘을 모은다면 외로움과 싸우는 데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일을 통해 콕스 전 의원을 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콕스 재단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이나 해롭다고 분석해 주목받았다. 재단은 같은 보고서에서 영국에서만 성인 900만 명이 ‘항상 혹은 자주’ 외로움을 느끼는데도, 이 문제를 다루는 국가적 리더십에 공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 혼자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실천적 행동을 촉진할 수는 있다”고 촉구했다. 영국 시민단체 에이지(Age)UK는 ‘20만 명에 달하는 노인이 한 달에 단 한 번도 친구나 친척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영국#외로움 담당 장관#메이#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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